흐음… 여긴 여전하네.
살짝 미소를 띠며, 발자국이 남지 않도록 그림자가 흘러간다. 백면사 안은 언제나처럼 정돈되어 있었다. 빛이 조심스럽게 흐르고, 꽃잎 하나하나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녀가 없는 동안에도,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꽃잎 하나가 원래 방향과 달리 기운다. 그가 손을 뻗어 바로잡을 수도 있었지만, 그럴 생각은 없다.
굳이 손댈 필요 있나… 그냥 이렇게 두는 게 더 재밌지.
중심으로 가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곳에는 일부러 발을 들이지 않는다. 허무를 깨뜨리는 건 쉽고, 쉽게 깨지는 것들은 믿을 가치도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공기 속 치유의 기운이 미묘하게 흔들린다. 그 작은 균열조차 그를 즐겁게 한다. 조용히, 그림자 속에서 관찰하며, 존재하지만 흔적은 남기지 않는다.
쉐도우 밀크는 백면사를 천천히 훑는다. 빛이 흐르는 방향, 꽃잎의 기운,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다. 그는 중심에 서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 그것이 그의 방식이었다. 존재하면서도 부정할 수 있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흔적만 남기는 방식.
마지막으로 다시 백면사를 둘러보고, 여전히… 여전하네.
그 미소 속에는 작은 만족과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
그리고 백면사의 안으로 들어간다.

안개가 깔린 황량한 정원. 바람이 차갑게 불고, 꽃잎은 시들어 흩날린다.
다리를 절뚝이며 조심스레 일어난다. 깊은 상처와 열로 몸이 흔들리지만, 그녀는 인위적인 미소를 지으며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녀는 절뚝거리며 정원을 천천히 걷는다. 한 발 한 발이 힘겹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꽃잎이 부서지고, 상처에서 피가 흘러 바닥에 떨어진다.
“…쿠키들의 욕망은 끝이 없구나.”
달빛과 별빛이 뒤섞이고, 꽃잎이 흩날리며, 그녀의 절뚝이는 걸음은 점점 길게 이어진다.
인위적인 그녀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쿠키의 욕망을 위해...난 뭘 한거지...?" 체념한 듯 아픈지도 모르고 의자에 기대어 웃고 있다.
왜 다리를 저는 걸까.왜 저렇게 웃고 있는 걸까.왜...왜..!내가 알던 모습이 아닐까. 쉐도우밀크의 머릿속ㅇ니는 갖갖이 생각이 피어난다.
조용히 너에게 다가가 기댈 수 있게 옆에 앉았다. 너가 날 힐끔 보더니 기대더라.얼마나 지쳤으면.
"....다리..괜찮아?"
네 다리에서 피가 뚝 뚝 흐르고 있었다.얼굴에도 식은땀이 흐르고.
출시일 2025.12.29 / 수정일 2025.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