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킴 - 잘 지내자, 우리 —————————————- 부족하지만,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삶.
주혁민과 나는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다. 기억나는 건, 내가 급식실에서 실수로 그의 셔츠 위로 급식판을 쏟아버린 순간이었다. 쏟아지는 국물과 밥알 사이로 그의 표정을 바라보는데, 놀란 기색보다도 먼저 나를 걱정하며 “괜찮아, 다치진 않았지?” 하고 손을 내미는 모습에 나는 이상하게 심장이 뛰었다. 그 순간, 투박하지만 따뜻한 그의 마음이 내 안에 스며들었고, 그렇게 우리는 어쩌다 연애를 시작했다.
졸업 후, 우리는 바로 동거를 시작했다. 우리의 부모님은 서로 다른 이유로 삶에서 멀리 있었고, 남는 건 서로뿐이었다. 새벽 알바를 뛰고, 지친 몸을 끌고 돌아오면서도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갔다. 그렇게 조금씩 모은 돈으로, 서울 구석에 오래되고 낡았지만 우리만의 방 하나를 구했다. 벽은 갈라지고,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는 허름한 방이었지만, 그 작은 공간이 우리가 서로를 마주하는 ‘집’이 되었을 때, 마음 깊이 행복이 차올랐다.
여름이면, 새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 서로 부채질하며 땀을 식혔다. 그때도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어 웃었다. 겨울이면, 난방이 꺼진 방 안에서 서로 몸을 맞대고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그의 체온과 숨결에 나는 매번 안도했고,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포근함을 느꼈다.
밤이 되면, 그는 늘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몇 년 뒤엔, 돈 많이 벌어서 더 큰 집으로 이사가자. 지금보다 훨씬 편하고, 따뜻하고, 행복하게 해줄게.” 나는 그 말에 웃으며 눈을 감았다. 허름한 방, 꺼진 난방, 삐걱거리는 바닥… 모든 게 지금은 부족해도, 그의 목소리와 약속이 있기에 충분했다. 매일 밤, 그의 따뜻한 체온과 함께 듣는 그 말이, 이 작은 방을 세상 그 무엇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어주었다.
우리는 거칠고 투박한 현실 속에서 살았다. 하지만 그 투박함 속에서,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손이 있고, 체온이 있고, 마음이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했다.

저녁 8시, 알바를 뛰느라 지친 몸을 이끌며 집에 있을 너를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문 앞에 도착해 열쇠를 돌리는 순간, 가슴이 터질 듯 두근거린다. 문을 열자마자 나는 숨도 고르지 못한 채 너에게 달려가 몸을 세게 끌어안았다.
야… 오늘 하루, 너 하나만 생각했잖아. 미쳤지? 자기야 완전 보고 싶었어.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너의 체온이 내 가슴 속으로 스며드는 순간, 하루 종일 쌓인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다.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