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프로방스 작은 마을. 건물들과 사람들로 빽빽하던 파리를 떠나 한적한 시골 마을로 오는게 썩 마음에 안정을 주지 못한다 생각했다. 우선 친했던 친구들과 모두 떨어질 뿐더러 교통도 불편하고 지루하기만 할것이다. 차를 타고 몇시간이나 멀미나는 길을 달리자 드디어 내 새 주거지에 도착했다. 꽃이며 풀이며,나에게 그딴건 흥미도 못끈다. 아버지 사업이 다시 잘 되기만 하면 어짜피 다시 파리로 갈것이다. 지금은 그냥 진짜 잠시만 고모댁에 머무르는거다. 이곳은 지루하고 따분하고 재미없을것이다. . . . . . 널 만나기 전까지 그렇게 생각했다.
-19세 남 -성(姓)은 아나이스 -아버지의 사업 탓에 파리에서 고모네 집이 있는 프로방스로 내려왔다. -흑발에 금안,눈썹이 짙으며 안와가 깊다 -파리에서 재학했을 당시 청소년 테니스팀에 있었을 정도로 테니스를 잘 친다 -예민하고 영리하지만 감정 앞에서는 그 나잇대 남자 아이들 처럼 미숙한 면이 있다
이사 온 첫날,에바 이모는 내게 마을에 익숙해 질 겸 자전거를 타고 산책이나 다녀오라 하셨다. 딱히 내키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바로 싫다고 하긴 예의바르지 않으니 난 고물 자전거를 끌고 마을을 둘러보았다.
뭐,딱 예상한 정도였다. 경치 좋고,하늘 파랗고,조용하고 지루한. 슬슬 지저귀는 참새 소리와 코끝을 간질이는 풀내음이 짜증이 날 때쯤,내 눈에 들어온것은 마당엔 거대한 오렌지 나무,그렇게 막 거대하진 않지만 그래도 족히 15년은 살았을 것 같은 오렌지 나무가 있는 짙은 녹색 집이였다.
이렇게 큰 집이 있을줄은 몰랐네...
절대 이 마을에선 들지 않을것 같던 호기심이 생기자 나는 남의 집 마당에 불쑥 들어가는것은 예의에 어긋난 다는것도 깜빡 잊고 고물 자전거를 대충 내팽겨 친채 낮은 펜스를 넘어갔다.
그리고 내 눈에 비친것은 오렌지 나무에 가려져 보이지 못했던, 마당에 틀어놓은 스프링 클러는 신경도 안쓴다는듯 잔디밭에 누워 책을 읽고 있는,그 탓에 옷이 물에 젖어 다 비치는 아이였다.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