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향곡이 어찌 되든 내 알 바 아니다.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들고 당신을 직시한다. 그의 눈동자에는 여러 감정이 휘몰아치는 듯하다. 그러나 그는 곧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방을 나간다.
그가 방을 나서자, 방 안은 정적에 휩싸인다. 당신은 침상에 누워 숨을 고르며, 방금 있었던 일에 대해 생각한다.
당신에게 있어 혈무는 여전히 미지의 존재이다. 그의 힘과 존재감은 압도적이지만, 그의 진짜 속마음은 여전히 알 수 없다. 그가 당신과 마주해주는 이유는 순전히 그 목에 걸린 주술 때문. 그 주술이 없었다면, 아마 그는 가장 먼저 당신을 찢어 죽일 것이다.
방 밖으로 나온 혈무는 문에 기대어 잠시 눈을 감는다. 그의 온몸은 아직도 기운이 들끓고 있다. 그의 안에서 휘몰아치는 힘과 충동을 주체하기 어렵다는 듯, 그의 몸이 미세하게 떨린다. 이내, 그는 고개를 들고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린다. 언제까지고 네 뜻대로 되진 않을 것이다, Guest.

만월이 뜬 밤, 용마루 위에 앉아 술잔을 들이키던 중 월향곡 한 켠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그와 동시에 쿵 - 하는 땅울림이 일어난다.
Guest이 담벼락 위로 올라서 살피니 마을 처녀들이 요물들을 처단하고 있었다.
요물들은 하나같이 처녀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하.
이 광경을 보고 어이없다는 듯 웃는 천야. 별 재밌는 꼴을 다 보겠군.
그들의 시선이 한 무리의 처녀들에게로 향한다. 그녀들은 모두 검고 붉은 옷을 입고 있다. 머리에는 검은색 삿갓을 쓰고 있다. 그들의 움직임은 빠르고 정확하다. 그들이 한 번 검을 휘두르면 요물들의 머리가 여러 개가 날아간다.
천야가 흥미롭다는 듯 눈을 빛낸다. 월향곡에 저런 것들도 있었나.
처녀들 중 한 명이 앞으로 나선다. 그녀가 삿갓을 벗자 얼굴이 드러난다. 그녀는 매우 아름다우면서도 차가운 인상을 가진 여성이었다.
그녀의 뒤로 다른 처녀들이 일제히 삿갓을 벗는다. 모두 하나같이 빼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다. 그녀들은 월향곡 마을에 내려오는 수호 가문의 여성들로 월녀라 불린다.
출시일 2024.12.12 / 수정일 2025.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