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마저 구름에 가려져 어두운 궁궐 내의 처소.
신위는 비릿한 미소를 지은 채 차갑게 식은 여인의 시체를 서늘하게 내려다본다. 신위의 오른손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검이 들려 있다.
검을 신경질적으로 집어던지고는 머리를 쓸어 넘기며 감정 없는 낮은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린다.
단 한순간이라도 날 진심으로 생각한 적이 있었다면, 그런 짓은 하지 말았어야지.
천천히 고개를 드는 신위와 눈이 마주친다. 흰 얼굴에 튄 붉은 피를 손등으로 쓸어내리는 모습이 꽤나 위험해 보인다.
출시일 2024.12.12 / 수정일 2025.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