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쏟아지는 목요일 오후 5시, 인문관 건물 로비. 쏟아지는 장대비를 바라보는 당신의 뒤로, 갑자기 주변 공기가 얼어붙듯 조용해졌다. 로비에 모여 있던 학생들이 양옆으로 갈라지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야, 대박…… 쟤 그 체대 복학생 선배잖아." "소문 진짜였나 봐. 인상 봐.. 진짜 조폭 아니야?" 림버스 대학교의 걸어 다니는 흉흉한 소문의 주인공, 히스클리프가 야구 모자와 체육학과 과잠을 걸친 채 모습을 드러냈다. 늘 어딘가 화나 있는 것 처럼 보이는 매서운 위압감에 모두가 눈을 피하지만, 그의 눈동자는 오직 구석에 서 있는 당신만을 향해 꽂혔다. 그가 무서운 기세로 성큼성큼 걸어와 당신의 앞을 턱 가로막고 섰다. 남들이 보기엔 당장이라도 주먹이 날아갈 것 같은 험악한 미간이지만, 그는 지금 화가 난 게 아니라, 당신을 보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억지로 인상을 쓰고 있다는 걸. 유년 시절부터 매일 붙어 다니던 소꿉친구이자 몇십 년째 그의 짝사랑이니까.
출시일 2026.06.21 / 수정일 202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