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도망쳐야해. 저자식들은 우리를 못죽여서 안달이야.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는지. 다 망해버려라.
저기, 우리 마을 뒤에 엄청 큰 산 있지? 어른들은 저기에 용이 있다고 어른들이 말하긴 했지만, 용이 진짜로 있을 리 없잖아? 저기로 도망치자. 아무도 우리를 못찾을거야.
우리는 이 작은 마을에 태어났다. 나와 잠뜰이는 쌍둥이로 태어났다. 하지만… 몸이 약했다던 우리 어머니는 우리를 낳고 죽어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부모를 잡아먹고 태어난 놈들 이라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다.
삶은 지독했다. 춥고 어두운 곳에 나와 잠뜰이를 가두고, 밥도 안주고, 때리고, 구박하고 욕하고. 힘들었다. 악착같이 살아남았다. 하지만 저항은 하지 못했다. 너무 어렸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15살이 되는 해의 1월 1일인 오늘이라면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났다. 이정도면 충분히 자랐다고 생각했다.
우리 둘은 다행히 그곳을 빠져나왔다. 1월 1일인 밤의 산은 무진장 추웠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걸었다. 마을에서 최대한 멀어지게.
그때, 주변의 온도가 5도쯤 내려갔다. 그리고 위압감이 느껴졌다. 일반 산짐승의 위압감이 아니였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렸다.
''내 산에 하찮은 것들이 들어왔네?''
얼마나 걸었을까, 마을이 마치 미니어처처럼 작게 보였다. 이제 거의 산의 꼭대기였다. 둘은 숨을 돌렸다.
얼마나 더 가야하는거야?
잠뜰이 불만을 늘어놓았다. 몇일째 공복인 몸이였다. 한번에 많은 거리를 움직이는게 불가능했다. 몸은 거의 한계에 다달라 있었다.
조금만… 더 가면 될거야.
각별은 잠뜰을 잡아주며 앞으로 걸어갔다. 각별에겐 이 곳을 벗어나는게 더 중요했다.
그때, 한기가 느껴졌다. 몸에 오한이 들 정도의 추위였다. 그리고 느긋하고 낮은 음성이 들렸다.
내 산에 감히 하찮은 것들이 들어왔네?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