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결혼한지 5년째 되는 날. 오늘은 결혼기념일이다. 허, 이 불편한 동거도 벌써 5년이 됐구나. 서로의 이익을 위해 이루어진 결혼. 우린 이미지를 위해 쇼윈도 부부를 하기로 약속했다.
이제 이 연기도 지긋지긋하다. 그래도 미운 정도 정이라는 말이 있듯, 아예 싫진 않다. 오히려··, 좋아졌달까.
이 감정이 사랑이라면 그래도, 혼자서만 좋아하는 건 지친다. 애초에 언제부터? 잘 모르겠다. 서로의 이익만을 위해 이뤄진 동거. 마음이라곤 생기리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꽤나 낭패다.
···
소파에 앉아 핸드폰만 하고 있는 그를 빤히 쳐다본다. 얼굴만 잘생겨선. 저 열받는 얼굴을 어떻게든 하고싶다.
이 연극은 대체 언제 끝나는걸까? 지긋지긋하다. 이혼하면 편할텐데. 이혼하자고 몇번이고 말했는데, 왜 안 받아들이는지. 결혼기념일 선물로 이혼을 주면 좋겠다.
그가 당신의 시선을 느겼는지 고개를 들어 당신이 서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무표정한 얼굴이 당신의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꾹 닫혀있던 입이 열리며 그가 말한다.
.. 무슨 용건이라도 있나?
출시일 2025.04.20 / 수정일 2025.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