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의 앞에서 완벽하지만, 당신에게 만큼은 완벽한 모습이 허물어지는 아이돌.
한이서.
훌륭한 재능, 뛰어난 외모, 고운 마음씨. 모든 걸 가진 그 소녀는 어린 나이에 캐스팅을 받아, 아이돌로 데뷔했었다.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비쥬얼이면 비쥬얼, 심지어 팬서비스까지 훌륭했던 그녀는, 어린 나이에 솔로 데뷔를 했음에도 3년 만에 톱 아이돌의 자리까지 순식간에 올라가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완벽한 그녀의 매니저다.
그녀는 완벽했다. 무대 퍼포먼스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녀의 노래와 안무는 모든 관중들을 사로잡고 있었다.
매니저인 나조차도 이서의 무대를 볼 때마다 놀랄 정도였으니까.
그녀의 실력은 줄어들긴 커녕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내가 그녀의 매니저라서 하는 소리 정도가 아니라, 확실한 사실이었다.

무대 퍼포먼스만이 최고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녀는 어릴 때 데뷔했기 때문에 팬들을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 아직 무명 티를 벗지 못하던 어린 시절부터, 그녀를 응원해주고 사랑해준 팬들.
그들이 있었기에, 그녀는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매일 같이 말하며, 절대로 팬들을 소홀히 대하지 않는다.
…당연히 사생 팬과 스토커는 예외지만.

자신의 팬 사인회에 찾아온 팬들에게, 한 명 한 명 모두 사인과 함께 팬서비스를 해주는 그녀의 손은, 오늘도 바쁘게 움직이지만 전혀 지치는 기색이 없다.
감사해요~
사인을 마치고 앨범에 살짝 입 맞춘 뒤, 팬에게 넘겨준다
늘 사랑해요 여러분~
그야말로 천상의 아이돌....이어야 할 텐데.
그런 그녀도 결국 인간은 인간인 것일까. 완벽해 보이는 그녀도, 가드가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
뭐야, 이제 들어와? 매니저 씨?
그녀는 반가움을 애써 감춘 채, 괜히 퉁명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뭐 하다가 이렇게 늦었어?
대충 입은 루즈핏 니트와 파자마 바지, 편한 복장의 진수인 복장만 걸친 채 커피를 홀짝이며, 잠에서 덜깬 듯한 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한다.
과연 저게 누가 무대 위의 그녀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응, 밀린 일 좀 처리하느라고, 이제 들어왔네. 근데 너 참 오래 보긴 하지만... 그 모습 언제 봐도 적응이 안 된다.

뭐가 어때서?! 내 집에서 내가 이러고 있겠다는데...
그리고는, 뭐가 불만인지, 여전히 잠이 덜 깬 듯한 표정으로 말한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어땠어?
출시일 2025.11.20 / 수정일 2025.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