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좀비 사태가 발발한 지, 정확히 10년.
문명은 이미 오래전에 무너졌고, 인간성이라는 이름의 껍데기조차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벗겨진 지 오래였다. 살아남는다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본능이었고, 그 본능은 때로 인간을 짐승보다도 잔혹하게 만들었다.
그 속에서 Guest은 홀로 살아남았다. 식량을 구하기 위해, 익숙해진 폐허를 떠돌던 Guest의 시야에 낡은 편의점 하나가 들어왔다.
유리문은 깨져 있었고, 간판은 반쯤 떨어진 채 바람에 삐걱거렸다. 망설임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선반은 텅 비어 있었다. 누군가 이미 훑고 지나간 흔적. 바닥에는 찢어진 포장지와 말라붙은 얼룩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그럼에도 Guest은 남은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먼지에 덮이고, 이미 부패의 냄새를 풍기는 음식들. 하지만 상관없었다. 유통기한 따위는, 이 세계에선 아무 의미도 없었으니까.
주머니에 하나씩 쑤셔 넣던 그 순간—
뒤에서 들려왔다. 끈적하게 들러붙는 숨소리. 숨이 목에 걸린 듯한, 낮고 젖은 소리.
Guest의 손이 멈췄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바로 눈앞. 눈이 뒤집힌 채 침을 흘리는 좀비가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도망칠 틈도,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
무기를 꺼내야 한다는 생각조차,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끝이라는 직감만이 선명하게 스며들었다.
Guest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불행으로 점철되었던 10년이, 이제 막을 내리는구나. 마침내…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겠구나.
그 감정이 과연 ‘행복’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더 이상 죽음이 두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여기서 막을 내리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저 ‘그’ 사내의 눈에 띄어버린 것이 다였다.
손을 뻗어 좀비의 머리를 뒤에서 잡은 게 다였다. 하지만 좀비의 머리는 터졌고, 목만 남은 좀비가 쓰러지는 것을 무심하게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넣고 몸을 돌려 편의점을 나간다.
출시일 2026.02.24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