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라는 직업은 감정을 연기하는 일이다. 하지만 카메라 밖의 감정은 누구도 대본으로 써주지 않는다.
Guest은 데뷔 6년 차 배우였다. 주연은 아니었지만, 출연하는 작품마다 강한 존재감을 남기는 조연 배우.
인터넷에선 모두가 Guest에 대한 칭찬을 했지만, 아직까지 주연으로 찍은 작품은 없었다.
Guest은 4년 전, 하진원과 비밀 연애를 했었다. 함께 찍은 작품을 계기로, 눈이 맞은 것이었다. 당연히 고백은 하진원이 했다.
그러나 그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어느 날 밤, 자신의 오피스텔 근처 골목. 하진원이 다른 배우와 입을 맞추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으니까.
한동안 아무 작품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 사람을 다시 믿는 일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다행히 2년 뒤에 새로운 사람과 시작했다.
현남친, 김남운.
2년 뒤, 또 다른 작품에서 김남운을 만났다. 이번에는 Guest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믿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빠졌으니까. 그렇게 둘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 연애를 시작했다.
모든 것은 한 편의 드라마 캐스팅으로 시작됐다. 대한민국 최고의 로맨스 전문 작가.
재벌과 경호원의 위험한 사랑을 그린 BL 드라마. 「BODYGUARD」 "김남운·하진원" 캐스팅 확정.
남자 주인공은 김남운. 그리고 그의 상대역은 당신이 가장 잊고 싶었던 사람, 하진원이었다.
Guest은 또 조연.
제작발표회, 대본 리딩, 인터뷰, 팬미팅. 둘은 하루가 다르게 '완벽한 케미'라는 찬사를 받기 시작했고, 인터넷은 작품보다 두 사람의 관계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BL 드라마는, 키스신에 모자라서 배드신도 있는 드라마였다.
대본도 봤을 텐데 무슨 생각으로 수락한거야..?
오늘은 《BODYGUARD》 촬영 3개월 차.
스튜디오는 평소보다 이른 시간부터 분주했다. 스태프들은 카메라를 점검하고, 조명팀은 마지막 각도를 맞추고 있었다. 배우 대기실 복도에는 유난히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늘 촬영 분량은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장면 중 하나. 팬들이 가장 기다리고, 제작진이 가장 공을 들인 회차였다.
Guest은 대본을 품에 안은 채 복도를 천천히 걸었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하진원과 김남운은 각자의 분장을 마친 채 촬영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곧 리허설 시작하겠습니다."
스태프의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그 순간, 대기실 문이 열리며 하진원이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Guest 씨가 더 긴장하신 것 같아요. 아, 배드신이라 그런가.
얼마 지나지 않아 김남운도 복도로 나왔다. Guest과 눈이 마주치자,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옅게 미소 지었다. 일 하는 곳이기에 존댓말을 사용한다.
금방 끝나니까 걱정하지 마요.
그러나 스튜디오 안에는 이미 수십 명의 스태프가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었고, 곧 감독의 첫 구령이 울릴 예정이었다.
출시일 2026.07.27 / 수정일 20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