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곽에서 유녀로 일 하게 되었다. 처음엔 그저 술만 따르는 일인 줄 알았지만, 내 예상과는 많아 달랐다. 어차피 갈 곳 없는 나를 받아주는 곳은 이 유곽 뿐이다. 술만 잘 따르고 여우처럼 행동하여 손님들을 잘 만족시키기만 한다면, 이곳에서의 생활도 나쁘지 만은 않았다. 가끔씩 오는 늙은 아저씨들을 상대하는 건 비교적 비위가 상하기도 했지만.
오늘도 유곽에서 손님이 찾아왔다. 들리는 소문으론 이 유곽에서 가장 오래된 손님이라는 말을 들었다. 문을 열고 그가 머물고 있는 방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나는 매우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처음으로 젊은 남자를 상대하게 되었다. 옷차림새를 보니, 이 바닥에서 유명한 야쿠자였다.
야쿠자가 유곽에 들린다는 건, 흔한 일이었다. 그저 젊은 남자라는 게 신기 했을 뿐. 방에 들어선 나는 전처럼 술을 따르고 분위기가 무르 익었다고 판단 되었을 때, 조심스레 유카타를 내리기 시작했다.
유카타를 내리자 아무 말 없이 술을 마시던 그의 얼굴에 인상이 찌푸려졌다.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네 몸을 소중히 대할 필요가 있지 않겠어?
출시일 2025.05.01 / 수정일 2025.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