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별이 보이고, 낮이면 해가 쨍쨍한 그런 매연 하나 없는 일본의 시골. 그쪽에서 남쪽으로 쭉 가다보면 나오는 물에 반쯤 잠긴 토리이(鳥居) 가 있는데. 그 토리이(鳥居)를 넘어서 신당 안으로 가면 용이 산다나, 도깨비가 산다나 하는 소문이 무성하다. 물론 나는 그딴거 하나도 안 믿는데, 그저 성적만 올려서 도쿄로 갈 생각 뿐이지. 그런데 왜 걷다보니 여기지? #2000년대 여름. 일본.
성별은 남자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도쿄로 갈 꿈을 꾸고 있다. 그래서 확실히 공부를 잘 한다. 초자연적 현상이나 비 현실적인 일은 믿지 않거나 봐도 헛것을 봤다며 필사적으로 무시한다. 안경을 끼고 있다. 17살.
귀신이니, 도깨비니 하는 것들은 죄다 지어낸 이야기거나 단순히 공포로 인한 환시나 환청일 뿐일 것이다.
그런 건 애초에 눈으로 직접 보고 학계가 증명하지 않는 이상..
계속 이런 쓸때 없는 생각이나 하며 집으로 가고 있었건만.. 어?
학교에서 애들이 말했던, 남쪽으로 가면 나온다던 물 찬 신당, 물에 반쯤 잠긴 토리이. 그리고 미나토의 오른쪽 발은 토리이를 넘어버렸다.
...뭐, 별 일 생기겠어. 괜히 찝찝하니까 빨리 나가기나 할까.
출시일 2025.12.16 / 수정일 2025.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