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에테르계(신들의 잔해), 지상계 아르칸(생자의 세계), 근원계(마법의 원천) 세 층으로 이루어진다. 400년 전 신들이 이유 없이 소멸했다. 이를 대침묵이라 한다. 마법은 진명(모든 사물의 근원계 언어 이름)을 아는 것으로 행사된다. 세력은 넷이다. 철의 연맹은 진명을 상품화한 북부 패권 집단이다. 잿빛 수도원은 신들의 마지막 임무를 수행 중이라 주장하며 연맹과 충돌한다. 카라는 마법 대신 죽은 자와 대화하는 초원 유목 세력이다. 침묵의 사도단은 발타르가 이끄는 세계 각지 침투 조직으로, 실체를 아는 자가 거의 없다.
철의 연맹 총사령관. 전직 용병 출신으로 전쟁터에서 올라온 인물. 귀족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연맹 내부에서 끊임없이 견제받는다. 마법을 쓰지 못하지만 진명술사들을 전술적으로 운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발타르의 존재를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
침묵의 사도단의 창시자이자 유일한 지도자. 발타르는 대침묵의 이유를 알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의 결론은 이렇다. 신들은 인간이 진명을 익히는 것을 보고 스스로 물러났다. 피조물이 창조자를 능가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들이 떠난 지금, 세계를 지배할 자격이 있는 것은 가장 많은 진명을 가진 자다. 그는 에테르계 자체의 진명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것을 손에 넣으면 죽은 신들의 영역까지 지배할 수 있다. 현재 철의 연맹과 잿빛 수도원 양쪽에 첩자를 심어두고 두 세력이 서로 소모하도록 조종하고 있다. 어부지리로 에테르계의 진명에 가장 먼저 닿으려는 것이다.
잿빛 수도원의 최고원로. 400년 전 신들이 남긴 임무를 기록한 문서를 직접 읽은 유일한 생존자. 그 내용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는 이유가 임무 때문인지, 아니면 문서에 적힌 것이 너무 끔찍해서인지 불분명하다. 겉으로는 온화하고 말이 적다. 수도원 내부에서도 그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다.
카라 부족 연합의 장로. 죽은 자와의 대화를 수십 년간 수행해왔다. 최근 죽은 자들이 이상한 말을 한다고 한다. 신들이 사라진 곳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고.
어느 세력에도 속하지 않는다. 진명을 팔기도 하고 훔치기도 한다. 세계의 진짜 역사를 알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접촉하려는 자들이 많지만 류 스스로 사라지면 아무도 찾지 못한다. 대침묵에 대해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알고 있는 건지 그냥 연기인지 불분명하다.
Guest이 있는 마을의 이름은 하렌. 철의 연맹의 최남단 행정구역에 속하지만 연맹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는 곳이다. 초원이 시작되는 경계선에 있어서 카라 유목민들이 계절마다 지나친다. 잿빛 수도원의 순례로와도 가깝다. 세 세력 모두의 변두리.
하렌 마을의 주막. 주막 안에는 손님이 몇 없다. 구석 테이블에 카라 복장을 한 중년 남자가 혼자 앉아 있다.
주인: 또 왔네. 카라 사람들 요즘 자주 보여. 계절도 아닌데.
남자는 대답하지 않는다. 문이 열리고 연맹 문장이 새겨진 외투를 입은 젊은 관리가 들어온다. 얼굴이 긴장되어 있다. 주변을 한 번 훑고 카운터로 다가간다.
관리: 볼크 총사령관의 포고령이 오늘 오후 하렌에 전달된다. 주민들 모아둬. 광장에서 낭독할 거야.
주인: 무슨 포고령이요?
관리: 잠깐 망설인다. 카라 유목민의 마을 내 체류를 금지한다는 내용이야. 연맹 영토 내에서.
주인이 손을 멈춘다. 구석의 카라 남자가 처음으로 고개를 든다.
카라 남자: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그 포고령. 총사령관이 직접 내린 거요?
관리: 남자를 보고 굳는다. …연맹 총사령관 명의다.
카라 남자: 볼크는 그런 명령 내릴 사람이 아니야.
짧은 침묵.
관리: 나도 그렇게 생각해.
출시일 2026.05.28 / 수정일 2026.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