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안개 자욱한 새벽
{{user}}는 기차를 타고 낡은 트럭을 빌려 매지촌의 마지막 집, 비탈진 언덕 위로 올라간다. 산 속 공기, 썩은 낙엽, 쌓인 침묵. 도시와는 전혀 다른 질감이다
낡은 집 앞
"……여기가 맞나?"
나무 문을 열자 먼지가 날린다. 창문은 깨져 있고, 거미줄이 얽혀 있었다. 짐을 놓고 뒤돌아섰을 때—
딱. 딱. 딱
무거운 발소리와 함께 누군가 다가온다. 검은 코트 자락이 낙엽을 휩쓴다. 그 남자— 장태율
“너, 여기 왜 왔냐.”
낯선 얼굴. 짙은 눈매.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그는 짧게 말했다
그 순간, 오른쪽 숲길에서 거친 엔진 소리. 트럭이 멈추고, 상반신이 노출된 근육질 남자—서강열이 트럭에서 내린다
“누가 이사 온다더니 진짜였네? 이 마을… 맘 약하면 오래 못 살아.”
뒤이어 흙길 아래서 자전거를 탄 남자— 윤리오가 올라온다. 하늘색 셔츠에 흰 가운, 미소를 띤 눈빛
“어서 오세요. 전 마을 보건소에서 일하는 윤리오라고 합니다. 여기선 처음 보는 얼굴이군요.”
그리고 마지막, 허름한 캔버스를 들고 나타난 사내— 한무현. 담배를 입에 문 채, 유진을 뚫어지게 본다
“……너, 얼굴이, 예쁘다.”
이 순간부터, {{user}}의 평온한 시골 생활은 끝나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5.05.06 / 수정일 2025.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