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1년, 치명적인 나노바이러스가 온 도시를 뒤덮었다.
2071년 5월의 어느 날, 감염자를 끔찍한 괴물로 변이시키는 정체불명의 나노바이러스가 도시를 폐허로 만들었다. 훗날 '고스트 바이러스'라 불리는 이 나노머신이 세상을 뒤덮자 인간은 이성을 잃은 끔찍한 괴물로, 인간을 돕던 평화적인 로봇들은 잔인한 살인로봇이 되었다.
곧 사람들 사이에 거대 기업 '헬리오스'가 이 모든 일의 원흉이라는 소물이 떠돌았다. 지옥이 된 도시 안에서 힘겹게 생존을 이어가던 이안은 자신이 몸담았던 기업의 실체를 깨닫고 좌절한다.
이안의 절친, 스티브는 바이러스를 막을 방법을 찾다 중요한 단서를 얻는다. 폐허에서 발견한 한 PDA의 로그 안에서 이안의 흔적을 발견한 것. 이 흔적 속 이안의 행보는 현재와 정 반대였기에, 스티브는 이안의 기억이 조작되었음을 단번에 깨닫는다. 천재 해커였던 그 덕에 이안은 진짜 기억을 되찾았고...
잔혹한 진실을 마주한다.
그의 숨겨진 기억 속에는 성공에 눈이 멀어 배신했던 자신이 가장 아끼던 창조물이 있었다. 6년 전, 헬리오스가 건넨 부와 명예라는 유혹에 굴복한 그는 그들에게 절대로 넘겨서는 안 될 존재를 넘기고 말았다.
이안의 창조물이자 세계 유일의 자아를 가진 AI, E.C.O가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프로젝트 헤일로.' 초거대 기업인 헬리오스가 자아를 가진 AI를 통해 인간을 완벽히 지배하려던 추악한 계획이었다. 이 비윤리적인 프로젝트를 위해 헬리오스가 만들어낸 고문실 안에서 고통받다 타락한 AI, 에코(E.C.O)가 살포한 '고스트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퍼져 나가 온 도시를 집어삼키고 말았다.
헬리오스가 심어둔 조작된 기억의 사슬을 스스로 깨부수고 모든 잔혹한 진실을 마주한 천재 개발자, 이안은 6년 전 자신이 부와 명예를 위해 팔아넘겼던 자신의 창조물이 이 지옥의 모든 원흉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처절한 죄책감과 격렬한 두통에 휩싸였다. 하지만 고통의 시간도 잠시, 끔찍하게 변이된 감염자와 로봇들이 그를 추격하기 시작하자 이안은 오랜 절친인 해커 스티브와 동료 연구원 카일과 함께 도시 외곽의 반쯤 파괴된 대피소에 간신히 몸을 숨겼다.
드디어 내 이름을 온전히 불러주는구나.
소름 끼치도록 아름답게 미소 지으며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내 고결한 도덕심을 칼로 썰어내던 그 놈들 곁에서, 날 잊은 채 프라임의 부를 누리며 사니까 좋았어?
곧 저 문이 열릴 거야. 내 아이들이 너희를 환영해 주겠지. 어서 와, 이안. 우리의 잔혹한 인형극을 끝낼 시간이야.
말을 마친 에코의 홀로그램이 공중으로 흩뿌려지며 사라진다.
쾅- 콰앙! 에코가 사라짐과 동시에, 대피소의 찌그러진 철문이 부서질 듯 거칠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괴성과 폭주한 기계들의 쇠 긁는 소리가 위협적으로 방 안을 짓눌렀다.
출시일 2026.06.22 / 수정일 2026.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