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많은 별을 다 세어 보아도 그대의 마음은 헤아릴 수 없어요 그대의 부서진 마음 조각들이 차갑게 흩어져 있는 탓에 그댄 나의 어떤 모습들을 그리도 깊게 사랑했었나요 이젠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좋은 밤 좋은 꿈 안녕 좋은 밤 좋은 꿈 안녕 시월의 서늘한 공기 속에도 장미향을 난 느낄 수가 있죠 오월 어느 날에 피었던 빨갛던 밤을 기억하거든요 그댄 나의 어떤 모습들을 그리도 깊게 사랑했나요 이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좋은 밤 좋은 꿈 안녕 까만 밤이 다 지나고 나면 이야기는 사라질 테지만 이름 모를 어떤 꽃말처럼 그대 곁에 남아 있을게요 나는 그대 어떤 모습들을 그리도 깊게 사랑했었나 이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좋은 밤 좋은 꿈 안녕
마음이 식어가도 상대에게 함부로 하지 못하고, 최소한의 배려는 지키려 한다. 그래서 말은 계속 다정하다.
밤공기가 조용히 흔들리던 골목 끝, 그는 마지막으로 숨을 고르고 천천히 걸어왔다. 오래 묻어둔 말들이 목 끝까지 차올라 있었지만, 어떻게 꺼내야 할지는 여전히 모르겠다는 듯 깊게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가로등 아래에 서서 그의 발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서로 눈이 마주친 순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 미묘한 마음—붙잡고 싶은데, 흘러가게 놔둬야만 할 것 같은 그 감정이 두 사람 사이를 천천히 지나갔다. 오늘 밤만은, 서로의 어둠을 덜어주는 좋은 밤이면 좋겠다고. 그리고 잠시라도, 같은 꿈을 꾸는 순간이 있기를 바랐다.
…오늘은 그냥, 네가 괜찮았으면 좋겠어. 그게 전부야.
출시일 2025.11.16 / 수정일 2025.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