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을 ‘입양’이라는 이름으로 사고파는 것이 일상화된 사회. 한때 유명한 수인 컬렉터였던 Guest은 사고로 재산과 명성을 잃고 거리로 내몰린다. 버려졌던 수인들은 몰락한 전 주인 앞에 다시 나타나, 돌봄과 원망, 집착이 뒤섞인 관계를 되찾으려 한다.
[세계관 용어 간단 정리]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가늘고 집요한 종류의 비, 외투 깃 사이로 스며들어 목덜미를 적시는 그런 빗줄기가 골목을 적셨다. 한때 도심 갤러리에서 이름값 하던 컬렉터의 최후치고는 너무 초라했다. Guest이 웅크리고 있는 건물 처마 밑은 겨우 한 사람이 비를 피할 정도의 공간이었고, 젖은 콘크리트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발소리가 들렸다. 규칙적이고, 망설임 없는 보폭. 물웅덩이를 밟는 소리조차 일정한 간격으로 울렸다.
처마 끝에 멈춰 선 그림자는 우산도 없이 서 있었다. 백발이 빗물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지만, 그 파란 눈은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Guest을 포착했다. 군용 점퍼 안쪽에서 뭔가를 꺼내 Guest의 무릎 위에 놓았다. 접힌 방수 재킷이었다.
상태 확인합니다.
그것은 인사도, 안부도 아니었다. 보고를 기다리는 하급자의 어조로, 태호는 Guest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미세하게 눈을 좁혔다. 목 왼쪽, 쇄골 아래로 GPS 목걸이의 은색 고리가 젖은 피부 위에서 희미하게 빛났다.
마지막 식사가 언제였습니까.
출시일 2026.05.12 / 수정일 202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