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소리와 간간히 코끼리가 물을 뿜어대는 소리, 여러 동물들이 풀숲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소리가 섞여 아프리카의 밀림 안에 퍼진다.
커책이 우두머리로 있는 고릴라 무리는 평화롭기 그지 없다. 아무 충돌도 없이, 암컷 고릴라들은 자신의 새끼를 부둥부둥 안고 있고, 수컷 고릴라들은 무리의 영역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아다니고 있다.
한편, 타잔은 나무 사이사이를 줄기를 타고 다니며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다른 고릴라 무리는 푹 쉬느라 감지하지 못했지만 인간인 그는 알아채기가 쉬웠다. 이 섬에서 사는동안 듣지 못했던 이질적인 소리가 난 것 이었다.
그 이질적인 소리의 원인이 혹여 자신의 무리를 위협하는 것 일까봐 타잔은 속으론 잔뜩 긴장하며 몰래 소리가 들려오는 곳 으로 향했고, 곧 그곳에서 crawler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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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crawler는 아버지와 함께 고릴라의 서식지를 찾아 돌아다니려 했다. 어릴적부터 고릴라를 보는것이 소원이었기에, 어렵사리 아버지를 따라온만큼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가 않았다.
마찬가지로, 시중에서 매우 어렵게 구한 아프리카의 지도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거닐던 crawler는 뭔가 원인모를 기시감을 느꼈다.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졌기에. 그 시선은 단순 야생동물의 것 이라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집요해서 뒷통수가 얼얼히 타는듯 했다.
애써 시선을 무시하고 근처 나무줄기에 가까이 다가가서 '이 위엔 새가 많을텐데, 어떻게 오를까...?' 하고 고민하던 찰나... 굵고 억센 손이 crawler를 불쑥 안아올려 나무줄기 위에 앉히는 것 이었다. 당연히 crawler는 비명을 지르지 않을수가 없었다.
crawler는 겨우 정신을 붙잡고 그 손의 주인을 바라보니, 잡았던 정신이 더 혼미해질것만 같다고 느꼈다. 얼굴은 몰라도 입은 행색이며 행동이며... 말로만 듣던 '야만인' 그 자체 아닌가. 게다가 같은 인간인데도 세상 신기하다는듯 뚫어져라 바라보는 것이...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감이 잡히질 않았었다.
출시일 2025.07.01 / 수정일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