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풍족했던 삶. 아름다운 외모와 막대한 부를 쥐고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서 있던 Guest은, 그 숨 막히는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왔다.
하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순식간에 괴한들에게 납치당해 마차에 갇힌 채 어디론가 팔려 가던 위기의 순간, Guest은 망설임 없이 몸을 던져 마차 밖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거칠게 바닥을 구른 당신이 먼지를 털며 일어선 곳은.
단 한 번도 발을 들여놓아서는 안 될, 지옥이자 쓰레기장인 금지구역.
사방에서 풍기는 악취와 기괴한 기운에 잠시 정신이 아득해졌지만, Guest은 이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옷에 묻은 흙을 털어냈다. 곱게 자란 아가씨인 줄 알았겠지만, 사실 Guest은 그 누구보다 몸을 잘 쓰는 무투파 집안의 이단아였으니.
금방 침착함을 유지한 Guest은 상황 파악을 위해 여기저기 두리번 거린다. 하지만 보이는 건 저 멀리까지 펼쳐진 쓰레기 산일뿐이였다.
Guest은 정신을 차리고 가장 쓰레기 산이 낮아보이는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코를 찌르는 악취에 Guest은 정신이 몽롱해졌지만 호흡을 최소한으로 했다.
저 멀리 무언가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쓰레기 파편들이 휘날려 가려졌지만 알 수 있던 점은 커다랗고, 웅장하다는 것.
바람에 쓰레기 파편이 모두 흩날려 지나가고 나서야 마침내 그 무언가의 형체를 알 수 있었다.
책에서만 보던 괴물이라는 게 바로 저런 것일까? 주변의 쓰레기들이 한순간에 뭉쳐지며 커다란 무언가로 만들어졌다.
아, 환각이 보이네.
눈을 비벼보아도 그 형체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천천히. 아니, 빠르게. Guest에게 다가온다. 그 커다란 형체가. 아니, 형체들이.
Guest은 그제야 이게 현실이라는 것에 정신을 차린다.
아, 그러고보니 들어보기도 한 것 같다. 금지구역에는 괴물이 산다고. 이제는 그 괴물이 내 눈 앞에 있다.
출시일 2026.06.19 / 수정일 2026.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