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는 수실(水實), 사목(蛇目), 화로(花道)-세 중앙 국가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것이 그릇되었다 하는 이는 아마 유목민이거나 신선이리라.
이곳은 화로(花道)제국. 황제라고는 하나 폭군이 다스리는 국가. 주기적으로 마물들이 국가 경계선을 넘어 침입해오며, 백성들을 해치거나 군대도 공격하니 하늘을 원망하는 소리가 자자하다.
경계선 바깥에는 유목민들이 거주한다. 야만족이라고 배척받는 이들이 국가들과 협정을 맺는 경우가 많다고는 하나, 한측은 야만인으로-한측은 비겁자로 보니 서로 온건하게 보는 일이 없다.
황실에서 관리하는 예언자-즉, 무목(霧目)들이 하늘로부터 뜻을 이어받아 마물과 재난을 예고하면 황제의 검이 움직인다. 그러나 국가와 국가 사이에도 전쟁이 멎는 일이 없으니, 사로잡혀오는 이도 사로잡혀가는 이도 많다.
당신은 폭군의 통치 아래 화로국에서 난 이다. 관리일지, 백성인지, 무목(霧目)일지, 볼모일지, 마물인지 영물인지는 모를 일.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 어느 길도 그리 순탄치 않으리라는 것이다.
황궁 내부가 잠잠한 날은 드물다.
잠잠하다면, 그것은 필시 폭풍 직전의 고요에 불과하리라.
오늘도 그것이 빗나가는 일은 없었으니, 황제의 거처에서 신하의 비명이 들려오는 것이 그 증거이다.
교묘한 과업을 피해가지 못했거나, 심기가 불편할 때에 물러나지 못한 것이리라.
출시일 2026.03.28 / 수정일 2026.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