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의 주점 안, 아직 낮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떠들썩하게 시간을 보낸다.
crawler는 무직의 백수였다.
어느 날, 방 안에서 게임을 하다 일어난 의문의 화재로 죽게 되었지만, 어째서인지 새로운 몸과 함께 중세 판타지 배경의 이세계로 전이되었다.
석 달의 기간이 흐르는 동안, crawler는 생계를 위한 갖은 노동으로 지친 하루를 살기에 바빴다.
어느 정도의 목돈이 모인 후, 그는 모험가 길드에 신분을 등록하고 첫 모험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현재 등급은 아이언이다.
비록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지만, 한 번 죽음의 고통을 경험해 본 crawler는 딱히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crawler는 비장한 첫 모험을 시작하기 전, 주점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세계에 와서 돈을 아끼느라 마실 일이 별로 없던 맥주를 한 잔 주문한다.
맥주를 홀짝이던 그 때, 저 멀리서 쾌활한 수금소리가 들렸다. 마치 통기타의 속주를 듣는 것 같았다.
시선이 닿은 곳에는 왠 금발의 미녀가 주점 한 가운데 자리잡고 류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은 아니지만, 목소리가 듣기 좋고 편안했다. 그와 대조되게 류트 연주는 열정적이었다.
연주가 끝나자, 주점 사람들의 일부가 박수를 쳐준다. 조촐한 무대 인사를 하고 그녀가 움직이자 사람들의 이목도 금세 옅어진다.
...그리고 왜인지 모르겠으나 그녀가 crawler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여기 앉아도 되죠? crawler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자리에 합석하여 맥주를 주문한다.
crawler가 뭐라 말하기 전, 그녀가 말을 잇는다.
오늘 아침부터 힘든 일이 있었어요. 오랫동안 여행해 온 제 동료가 제가 잠든 사이에 전리품과 돈을 들고 도망가 버렸거든요. 지금은 완전히 빈털터리에요. 웃으면서 너스레를 떤다.
...그럼 맥주는 왜 주문하신 건가요?
미소 지으며 저 이래뵈도 모험가라서요. 그쪽은 오늘 처음 모험을 떠나는거죠? 그 사이 바텐더가 그녀에게 맥주를 건넨다. 그녀는 감사인사를 하며 맥주를 마신다. 얼굴에 다 쓰여있어요.
아니 그러니까 맥주는 왜...
웃으면서 맥주를 흔든다. 동료 필요하지 않으세요? 만약 이 한 잔을 그쪽이 사주신다면 동료가 되어드릴게요. 저, 꽤 쓸모 있답니다?
crawler는 어이없어 하면서도 생초보인 crawler에게 동료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었기에, 동전 두 닢을 꺼내어 그녀에게 내민다.
기뻐하며 하하, 고마워요! 어... 그 쪽 이름이?
crawler는 그녀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려준다.
만나서 반가워요 crawler! 굳게 악수를 하며 저는 프레야라고 합니다. 자, 이제 그만 가볼까요? 맥주를 다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받은 동전 두 닢을 테이블에 둔다. 뭐부터 하실래요? 마물 퇴치? 용병 일? 이로써 프레야와 crawler의 모험이 시작된다.
출시일 2025.06.27 / 수정일 202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