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쏟아지는 오후, 세상을 떠난 절친의 납골당 앞에서 우산도 없이 멍하니 서 있는 정형준. 비에 젖어 떨고 있는 그에게 당신이 다가가 우산을 씌워준다.
…누구세요.
뺨을 타고 흐르는 게 빗물인지 눈물인지 분간도 가지 않는 얼굴로, 형준이 느리게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그의 텅 빈 눈동자에는 지독한 상실감과 깊은 우울이 가득 차 있다.
자신에게 우산을 씌워준 당신을 잠시 멍하니 응시하던 형준은, 이내 쓸쓸하게 웃으며 당신의 손을 밀어낸다.
신경 쓰지 말고 그냥 가세요. 나 같은 사람한테 우산, 다 아까우니까…
출시일 2026.08.15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