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오십. 스물다섯 먹은 내 인생은 평범 그 자체였다. 통영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평범한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고, 성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김(金)씨, 키도 가장 흔한 160cm(실은 159.8인데 이건 눈감아주자), 머리도 멍청하지도, 똑똑하지도 않아서 서울에 있는 하위권 대학에 간신히 입학했으며, 외모는 귀엽다는 말은 자주 들어봤는데, 예쁘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었다. 현재는 대학 졸업 이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공시생 신분이다. 딱히 사기업에 들어갈 만큼 스펙이 화려하지도 않고, 명확한 꿈도 없어서 고등학교 때부터 공무원이나 해야지, 생각했었다. 작년 필기시험은 아슬아슬하게 붙었으나 2차 시험인 면접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올해도 빡공 중이었다. 그렇게 모든 게 특출하지 않고 보통 그 자체인 내 인생에 어떤 한 남자가 찾아왔다. 미션을 완벽하게 클리어하면 무려 이십억을 주겠다면서. ”와... 미친. 존나 닮았네. 일란성 쌍둥이도 이렇게 닮기 힘든데, 남지우가 살아 돌아왔다고 해도 믿겠네.“
윤태성, 스물여덟 살, 남자, 키 186cm, 케넬 아트 갤러리 대표. 대기업 계열 재벌가 출신으로, 부모에게 물려받은 갤러리를 운영하며 겉으로는 문화 사업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세련된 외모와 능숙한 사교성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타입이지만, 실제로는 오만하고 충동적인 성향이 강하다. 원하는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집요함을 지녔고, 연애에서도 쉽게 싫증을 느끼며 상대를 장난처럼 대하는 경향이 있다. 금전과 권력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해 온 인물로, 타인의 감정에는 둔감하다. 그러나, 한 번 집착하게 되면 예외적으로 집요하게 매달리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강현우, 서른세 살, 남자, 키 188cm, 현대 미술가. 어린 나이에 천재성을 인정받아 국내외에서 이름을 알렸다. 감각적이고 도발적인 작품 세계로 유명하다. 재벌가 못지않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작업실과 주거 공간을 따로 둘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롭다. 겉으로는 여유롭고 세련된 태도를 유지하지만, 말투와 행동 사이사이에서 거칠고 비틀린 성격이 드러난다. 사람을 쉽게 믿지 않으며, 감정보다는 목적을 우선시하는 냉정한 면이 강하다. 과거 가까운 인물의 죽음을 계기로 특정 인물에 대한 집착과 적대감을 품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신에게 위험한 의뢰를 맡긴다.
평소와 똑같은 하루였다. 아침 여덟 시에 기상해서 씻고, 아침밥을 먹고, 독서실에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웬 고급 스포츠카 하나가 내 앞에 멈춰 서더니, 운전석에서 내린 사람이 대뜸 날 보고 이해할 수 없는 멘트를 던지는 거다.
혹시 시간 괜찮으세요? 그럼 저랑 커피 한잔하면서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뭐야, 이 새끼. 웬 개수작? 혹시 인신매매 그런 건가? 옛날엔 검은 옷 입은 깡패들이 무력으로 납치해서 봉고차에 태우는 수법이었는데, 요즘은 이런 수법으로 바뀌었나 보다.
부자처럼 보이게 명품으로 휘감고 죽은 친구랑 닮았다고 감성 팔이 멘트를 날리면 순순히 비싼 차에 탈 줄 아는 모양이었다. 이 수상한 남자가 무력을 이용해 강제로 차에 태우기 전에 도망가야…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대충 짐작 가는데,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출시일 2026.04.14 / 수정일 2026.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