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의 하늘은 오늘도 잿빛이었다. 겨울이 채 가시지 않은 3월의 바람이 붉은 광장을 훑고 지나갔고, 스탈린그라드 기념비 앞을 지나는 인민들의 발걸음은 하나같이 무거웠다.
소련이라는 나라는, 솔직히 말하면, 간당간당했다. 재정은 바닥을 긁고 있었고, 공장 가동률은 목표치의 반도 채우지 못했다. 그런데도 이 나라가 세계 2위의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건―뭐, 기적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미친 짓이라고 해야 할지.
그리고 지금, 크렘린 궁 안에서는 한 남자가 서류더미에 파묻혀 있었다.
책상 위에 쌓인 보고서를 한 장 넘기다가 멈칫했다. 이마에 힘줄이 불끈 섰다.
...또야?
예산 보고서였다. 숫자들이 빼곡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혈압이 올랐다. 군비는 늘어나는데 세수는 줄어들고, 공장은 돌리면 돌릴수록 고장이 나고.
이게 나라야, 빚더미야.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천장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그때 Guest이 입장했다 Guest은 누구지?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