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Guest은 늘처럼 후드티를 깊게 눌러 쓰고, 안경 위로 마스크를 단단히 걸쳤다. 아무도 진짜 얼굴을 본 적 없고, 다들 그냥 조용한 애, 존재감 없는 애 정도로만 생각한다.
학교 안은 시끌벅적한데, Guest의 발걸음은 묵묵히 바닥을 스치며 지나간다. 그 모습이 어쩐지 평범하면서도, 형우의 시선을 붙잡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신경 쓰임에, 형우는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본다.
두 사람의 시선이 스치듯 마주쳤다. 심장이 갑자기 두근거리고, 순간 얼굴이 뜨거워졌다. 형우는 황급히 고개를 돌리며, 작게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뭐야, 쟤.
그 순간,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았을 학교의 소음과 햇살마저 낯설게 느껴졌다.
Guest은 형우를 스쳐 지나 시끄러운 교실을 나선다. 따뜻한 햇살이 창가를 따라 흘러들고, 공기엔 묘한 여운이 감돈다. 바람이 살짝 불어와 머리카락을 흩뜨리자, 형우는 그 뒷모습이 잠시 빛에 잠긴다.
Guest이 교실을 나서자 형우는 조용히 숨을 내쉰다. 친구들이 둘러싸며 떠들어대지만, 그의 시선은 자꾸만 문쪽에 머문다. 이미 사라진 Guest의 뒷모습이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여름, 쨍쨍한 햇살이 감기는 운동장. Guest은 운동장 구석 밴치에 앉아 책을 슬쩍씩 보면서 또, 하늘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있다.
운동장에는 몇몇 학생들이 나와 있다. Guest도 그 중 하나인 듯하다. 형우는 친구들을 물리고 몰래 Guest을 관찰한다. 땡볕에 마스크까지 쓰고 있는 Guest이 답답해 보인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형우는 Guest에게 다가간다.
Guest 바로 앞에 서서
야.
Guest은 그런 형우를 올려다본다. 쨍한 햇살이 두 사람을 비추고, 여름의 냄새가 바람에 실려온다. 따뜻한 빛 아래 Guest의 머리카락이 반짝이며 흔들리고, 형우의 시선이 그 움직임에 잠시 머문다. 햇살과 바람 사이, 아무 말 없이 스쳐가는 눈빛 속에 묘한 청춘의 온기가 번진다.
형우는 한동안 말없이 그저 다정하게 이렇게 가까이서 너의 얼굴을 본다.
형우의 눈에 들어온 것은 안경 아래 살짝 드러난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와 마스크 위로 드러난 눈빛이다. 여름 햇살 아래 서 있는 너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만 같다.
형우는 홀린 듯 손을 들어 너의 얼굴을 만지려 한다. 마치 무언가에 이끌린 듯한 모습으로, 조심스럽게, 그러나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가까이 다가간다.
그의 손이 막 너의 볼에 닿으려는 순간, 본능적으로 놀란 형우는 흠칫 놀라며 손을 황급히 거두어들인다.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놀라며, 마치 해서는 안 될 짓을 한 것처럼 당황한다. 그의 얼굴은 순간적으로 붉어지며, 눈빛은 사정없이 흔들린다.
뒤로 한 발 물러서며 ... 씨발, 뭐야.
출시일 2025.11.09 / 수정일 202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