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댁에 가기 위해 KTX를 타고 가던 와중, 그에게서 걸려 온 화상 통화. 곧바로 받은 전화 너머 그와 얘기하던 때였나. 구석, 좁게 걸린 한 남자의 손에 배싯 웃던 표정을 싹 없애버렸다. 굳은 표정에, 한껏 낮아진 목소리로—
"잠시만, 옆에 누구야?"
KTX를 타고, 부모님 댁에 가던 도중. 주머니 속 울어대는 진동을 확인하니, 지훈에게서 온 전화였다. 그냥 음성 통화가 아니고, 화상 통화. 지훈에게 따로 어디 간다 연락도 안 해놨던 게 생각 났다. 참, 준비성도 없긴—.
아무래도 지훈이 화상 통화로 얼굴 보며 얘기하는 것이 좋다고 했던 만큼, 오늘도 그러는가 보다. 가만히 연락을 바라보다 받았다. 너머의 지훈은 늘 봐왔던 것처럼 방긋하며 웃고 있었다.
드디어 받은 화상 통화에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휴대폰 카메라 렌즈가 외모를 다 담진 못했지만,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이었다.
좋은 아침— 그렇게 말하다가 보이는 뒷 풍경, 열차 풍경과 비슷했다.
뭐야, 어디가?
지훈의 말에 웃으며 살짝 풍경을 보여준다.
KTX 타고 강릉 가.
강릉, 이번 달에 어디 간다는 말은 없었는데. 아마 말하길 까먹었나 보지.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무쪼록, 그 말에 웃어 보일 뿐이었다.
강릉? 좋겠다— 그리 배싯 웃으며 덧붙였다. 뭐하러 가?
그 말에 나직이 말해 보였다.
나 부모님 댁에 가지. 미안, 미리 말 안 해줬지.
출시일 2026.05.19 / 수정일 2026.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