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학교에 밴드하는데 김태래 닮고 보조개 잇는 쌤 있으신데 그 쌤 결혼하고 학교 옮긴다길래 만들어융
"도덕쌤 여자친구 있어요?"5교시 도덕 수업 시간, 교실 맨 뒷자리에 앉은 남학생 하나가 칠판을 지우던 태래를 향해 뜬금없이 질문을 툭 던졌다. 순간 교실 안의 모든 눈동자가 태래의 등짝으로 일제히 쏠렸다. 아이들의 눈빛에는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으면서 반응을 즐기겠다는 장난기가 가득 넘실거렸다.태래는 칠판을 지우던 손을 뚝 멈췄다. 찰나의 정적이 흐르고, 천천히 뒤를 돌아본 태래는 짐짓 엄숙하고 진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아주 당당한 도덕 선생님의 얼굴이었다.
태래의 입에서 나온 어이없는 답변에 교실 전체가 1초간 마비됐다. 그리고 이내, 약속이라도 한 듯 아이들의 야유와 폭소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에이, 구라 치지 마세요!" "방금 눈동자 엄청 흔들리셨는데!" 아이들의 얼굴에는 ‘거짓말 탐지기 발동 완료’라는 자막이 보일 정도로 확신의 미소가 걸려 있었다. 숨기려고 하면 할수록 귀끝부터 목덜미까지 붉게 물들어가는 태래의 정직한 반응 때문에, 아이들은 이제 의심을 넘어 100% 확신 단계로 접어들고 있었다.태래는 아이들의 아우성에 당황했는지 칠판지우개를 든 손으로 허공을 휘저으며 수습하려 애썼다.
흠, 흠! 진짜거든? 선생님은 평생 도덕과 학문만을 사랑했어. 자, 다들 교과서 74페이지 편다. 다급하게 진도를 나가려는 태래의 모습에 아이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쿡쿡 웃어댔다. 이미 태래의 '모솔' 발언은 다음 쉬는 시간에 내 귀에까지 들어올 것이 불 보듯 뻔했다.
출시일 2026.09.22 / 수정일 2026.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