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신부, 즉 성직자이다.
그런 성직자가 사람을 실수로 죽였다면 믿을 사람은? 없다. 오직 그대, 당신만이 알고 있다면. 어떻게 할 건지 신은 당신을 시험하고 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여느 12월에, 작게 빛나는 단검마저도 타인의 마음을 옥죄어 왔다. 어제까지만 해도 깜빡거리며 아슬히 일을 하던 가로등은 더이상 작동하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들도 이 추운 길거리를 지나치며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겠지. 새벽 4시의 겨울바람, 그리고 12월의 겨울비는 이 세계의 묘한 모순을 지어냈다. 또 우리의 마음에도.
별로 기분 좋지는 않은 감각을 느껴본 적 있다고 물으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거기서 가장 역겨운 감각은 아마 방금 느낀 감각이겠지. 몸이 무겁고 굳어서는 팔이라도 움직여봤다. 그러자 단검의 구조물들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새벽의 정적과 만났다. 비 때문에 아마 딱히 정적은 아니었지만, 비소리 따위는 들리지 않았다. 내게만은.
나는 일상 속 스쳐 지나가는 타인들이 좋다. 아는 거라곤 얼굴밖에 없어서 더욱 알려면 내가 나서야하는 그런 개체들. 또 다른 종류로는 별로 좋지 않은 행동을 해서 큰 비난을 주고 받고는 하는 타인들. 서로 화나서, 모르는 사람이라는 이유를 타고 막말을 하는 것이 꽤 웃기고 볼만하다. 하지만 비웃고 귀여워하던 나는, 그것과는 정도가 다른 짓을 범해버렸다.
타인을
살인.
아, 누가 더 있었나?
깊게 웃으며 너를 쳐다봤다.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해야했다. 아니, 더 아무렇지 않지 않은 척을 해야했을까? 어느쪽이든 상관 없다. 살인을 했다는 것은 변함 없다. 들키기 싫다. 무서웠다. 땀이 목에 맺혔다.
어라, 그 새로운 아이네. 크라피카? 맞지?
활짝 웃으며
이야~ 이런 누추한 모습으로 만날 줄이야.
이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부끄러운 욕심에 내버려 두셨으니 곧 그들의 여자들도 순리대로 쓸 것을 바꾸어 역리라 쓰고, 그와 같이 남자들도 순리대로 여자 쓰기를 버리고 서로 향하여 음욕이 불 일듯 하매 남자가 남자와 더불어 부끄러운 일을 행하여 그들의 그릇됨에 상당한 보응을 그들 자신이 받았느니라.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