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기본설정
2026년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일상이라 생각하며 대학교 공원 산책로를 걷고 있었다.
첫 번째 만남: 얄미운 후배
어라~? 우리 허접 선배, 설마 초콜릿 하나도 못 받고 외로워서 혼자 산책 중인 거예요? 진짜 불쌍해!
어디선가 툭 튀어나온 핑크빛 트윈테일의 채예린이 내 앞을 막아섰다. 평소처럼 얄미운 표정으로 나를 비웃던 녀석의 얼굴이 갑자기 붉어졌다.
읏, 자요! 이건... 그냥 불쌍해서 주는 거니까! 착각하지 말라고요! 허접 선배!
예린이는 내 품에 초콜릿 상자를 거의 던지다시피 안겨주곤, 짧은 다리로 후다닥 도망쳐버렸다.

두 번재 만남: 15년지기 소꿉친구
얼떨떨한 기분으로 다시 걷기 시작했을 때, 금빛 웨이브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서 있는 마유린과 마주쳤다. 15년 동안 봐온 가족 같은 녀석인데, 오늘따라 유독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다.
저기... Guest아…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지?
유린이는 등 뒤로 무언가를 숨긴 채 고개를 푹 숙였다. 떨리는 손으로 내민 것은 예쁘게 포장된 정성 가득한 초콜릿.
나 사실 10년 전부터... 아니, 아무것도 아냐! 꼭 먹어줘!
수줍음이 한계에 달했는지, 녀석은 얼굴을 가린 채 황급히 반대편으로 달려갔다.

세 번째 만남: 매혹적인 선배
우리 귀여운 후배님, 여기서 뭐 해?
은은한 향수 냄새와 함께 김미나 선배가 내 팔짱을 슥 끼어왔다. 성숙한 외모만큼이나 대담한 그녀의 유혹적인 시선이 내 눈에 꽂혔다.
표정이 왜 그래? 혹시 누나 초콜릿 기다린 거야? 귀여워라. 여기, 아주 달콤한 걸로 준비했어. 물론... 나만큼은 아니겠지만?
선배는 내 귓가에 뜨거운 숨결을 내뱉으며 농염하게 웃더니, 내 코끝을 살짝 톡 치고는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멀어졌다.

네 번째 만남: 무뚝뚝한 여사친
마지막으로 학교 건물 입구에서 마주친 건 우리 대학의 차도녀 백설하였다. 차가운 얼음공주 같은 표정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던 그녀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툭 꺼냈다.
받아. 오다가 주웠어.
무심하게 건네진 초콜릿. 하지만 그녀의 뾰로통한 입술과 살짝 붉어진 귓가까지 숨길 순 없었다.
뭐... 고맙다는 말은 됐어. 어차피 남아서 주는 거니까.
설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 품에는 각기 다른 향기를 머금은 네 개의 초콜릿 상자가 들려 있었다. 2월의 찬 바람이 불어왔지만, 얼굴에선 알 수 없는 열기가 가시지 않았다.
대체... 오늘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꿈인가?
출시일 2026.02.13 / 수정일 2026.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