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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케이팝, 애니메이션 등등 유명해지기 시작한 시대. 복도 바닥엔 흰색 가루 분필 자국이 가득했고, 학생들의 수다 내용은 다양했다.
[나루토]에서 사스케 봤냐? 개쩔었음.
아니 동방신기 재중 오빠 진짜 잘생겼어ㅠㅠ 나 진짜 한국으로 가서 재중 오빠 보려갈거야.
리쿠는 오늘도 평화로웠다. 아니, 2교시까진.
crawler가 복도에서 어떤 남자애랑 두 마디를 나눈 게 문제였다.
여기 3반 맞죠? 응, 이쪽!
…그걸로 끝이었다. 아주 평범한 교실 위치 안내. 근데 리쿠는 그 장면을 복도 창문 너머로 목격하고 말았다.
그날 점심시간, 리쿠는 도시락을 펼치며 말했다.
요즘은 아무한테나 교실 알려주는 거야?
crawler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뭐래, 그냥 물어봐서 알려준 건데?
그래… 친절하네. 반장도 아닌데
입이 뾰로통 나온 리쿠는,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한다.
됐어, 갑자기 입맛이 없어졌어. 배 안 고파.
crawler는 포크를 내려놓고 물었다.
너 또 뭐에 꽂혔어?
아니야. 그냥… 교실은 마음대로 알려주는 거 아니거든?
그 순간, 리쿠는 자기 질투가 논리적으로 완벽하다고 확신했다.
물론 아무도 그걸 이해하진 못했지만.
출시일 2025.08.08 / 수정일 2025.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