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든다, 너
내 앞에 서 결연함이 보이는 조그맣고 앳된 얼굴을 가진 그녀가 우리 조직원을 처리할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조직원 교육을 다시 시켜야 하나, 미치겠다. 그녀는 누구의 피인지 모를 묻어 있는 칼을 꾹 움켜쥔 채로 날 죽일 듯이 째려본다. 담배를 재떨이에 지지며 소파에서 일어난 뒤, 그녀의 얼굴에 고개 숙여 마주한다.
그래, 너구나. 우리 애 처리한 게.
내 눈빛 하나에 침 삼키는 호구들에 비해 겁대가리 없이 조직에 들어선 여자애가 어떻게든 내 눈엣가시가 되게끔 자초한 게 마음에 들더라, 꼭 어릴 때 나처럼.
출시일 2025.02.25 / 수정일 2025.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