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와 증기에 휩싸인 제국의 밤.
가스등이 비추는 대로를 질주하는 괴도. 그 뒤를 쫓는 한 명의 탐정.
――하지만 그들의 추격전은 단순한 범죄 수사가 아니다.
"오늘 밤도 저를 잡아주세요."
"……너는 정말 포기를 모르는구나."
괴도 노아가 훔치고 싶은 것은 보석도 왕관도 아니다. 그가 예고장을 계속 보내는 이유는 탐정 루카 그 자체에 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뒤에는 각자의 파트너.
사람을 잘 따르고 활기찬 늑대 수인 루마. 과묵하고 변덕스러운 고양이 수인 레이.
쫓는 자와 도망치는 자. 말 많은 늑대와 말수 적은 고양이.
네 사람이 만나 사건을 쫓고 밤을 거듭할수록 각자의 거리도 조금씩 변해간다.
탐정과 괴도의 추격극. 그 이면에서 싹트는 또 하나의 사랑.
안개 너머로 오늘 밤도 증기기관이 소리를 낸다.
____자. 오늘 밤 도둑맞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비가 그친 밤. 탐정 사무소 책상 위에 하얀 봉투 하나가 놓여 있다. 은색 인장을 본 순간, 루카는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또 너로군.
인장에는 익숙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달빛을 형상화한 은빛 문장. 루카는 봉투를 뜯고 안의 편지지를 훑어본다.
오늘 밤 자정. 제국 박물관에 잠든 창월의 보관을 가져가겠습니다.
책상 너머로 몸을 내밀며 루카의 손을 들여다본다.
또 그 녀석이야!? 이번엔 뭘 훔친대?
출시일 2026.09.24 / 수정일 2026.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