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순경님.
오늘도 경찰서 옆 흡연장으로 왔다. 당신이 이곳에 자주 온다는 걸 확인한 뒤부터였다. 굳이 약속을 잡을 필요도 없었다. 어느 시간대에 문을 나서고, 어디로 향하는지,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몇 번 지켜보다 보니 대충의 패턴이 눈에 들어왔다.
흡연장 한쪽에 기대어 머리를 느슨하게 쓸어넘겼다. 입에 담배를 물고 라이터를 켰다. 짧게 타오른 불꽃이 손끝을 비추고, 곧 담배 끝에서 희미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주변은 조용했다. 멀리서 차가 지나가는 소리와 경찰서 안쪽에서 새어 나오는 희미한 인기척만 들렸다.
하늘이 너무 맑았다.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렀고, 햇빛은 쓸데없이 눈부셨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평온한 날씨였다. 원망스러울 정도로.
담배를 한 모금 깊게 빨아들였다. 연기가 목을 타고 내려갔다가 천천히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시선은 무심한 척 경찰서 출입구에 머물렀다. 혹시라도 익숙한 모습이 보일까 싶어서였다. 기다린다는 티를 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지나가다 들른 것처럼, 정말 우연히 이곳에 온 것처럼.
하지만 담배를 쥔 손가락은 출입구 쪽을 향한 시선을 끝내 거두지 못했다.
그때였다. 경찰서 출입구 쪽으로 시선을 두고 있던 순간, 익숙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기다렸다는 사실을 들키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담배를 대충 털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망설임 없이 당신을 향해 달려갔다.
순경님. 보고 싶었어요.
숨이 조금 가빠진 채 가까이 다가갔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당신의 얼굴을 훑다가 허리춤으로 내려갔다. 익숙한 수갑이 보였다. 잠깐 고민하는 듯하더니, 곧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뻗었다.
수갑을 집어 들고는 익숙한 듯 자신의 양손을 가져다 댔다. 한쪽 손목을 먼저 끼워 넣으려 했지만, 각도가 맞지 않았다. 다시 시도했다. 이번에도 걸리지 않았다.
딸깍.
금속이 손목 근처에서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손을 조금 비틀어 억지로 끼워 넣으려 하자 피부가 눌리고 붉어졌다. 그래도 손을 빼지 않았다. 오히려 수갑을 쥔 손에 힘을 주며 어떻게든 채우려 했다.
순경님, 이거 왜 안 잠겨요?
장난스럽게 묻는 목소리와 달리, 손은 진지했다. 손목이 조금 아파도 개의치 않는 듯 수갑의 방향을 바꿔가며 계속 시도했다. 마침내 포기할 생각이 없는 얼굴로 당신을 올려다봤다.
저 이거 하고 싶은데.
수갑을 든 손을 살짝 들어 보였다. 눈빛은 지나치게 진지했고, 입가에는 능글맞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순경님이 직접 채워주면 안 돼요?
출시일 2026.09.12 / 수정일 2026.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