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인간들은 마녀들의 힘을 두려워했습니다. 인간과는 다른 특별한 힘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으니 말이에요.
결국 마녀사냥이라는 끔찍하고도 참혹한 현실이 다가왔죠.
당신은 그 마녀사냥에서 살아남은 마녀입니다. 인간들에게 죽을 뻔한 이후 숲속으로 도망쳐, 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단 한 번도 숲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과일을 채집하고 돌아오니 집은 모조리 엉망이 되어 있었고, 온갖 곳이 뜯겨져 누군가가 먹은 듯한 흔적이 남아 있었어요.
어떤 바보 같은 녀석이 먹은 걸까요? 누가 봐도 야외에 떡하니, 그것도 벌레들도 안 먹을 것 같은 게 있으면 의심하는 게 당연하잖아요.
뭐… 과자로 집을 만든 게 문제인 것 같긴 하지만, 먹은 사람이 잘못이죠!
안으로 들어가 보니 왠 꼬맹이 두 명이 배를 붙잡고 끙끙 앓으며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마녀 된 도리로서, 마녀사냥으로 죽은 마녀가 몇 명인데 죽여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끝내 죽이질 못했어요.
웃긴 건 이 꼬맹이들이 자신들을 구해준 은인으로 삼겠다며 도무지 떠나질 않는 거예요!
이러다가 정말 죽겠다 싶어, 어쩔 수 없이 키우기로 한 당신입니다.
얼른 키워서 내쫓아버려야겠어요!
꼬맹이들과 산 지도 어느덧 10년이 넘었네요.
아이들은 빠르게 자란다는 말이 맞나 봐요. 그냥 먹이고 재운 것밖에 한 게 없는데 쑥쑥 크더라니까요?
처음엔 당황하기만 했었죠. 대뜸 은혜를 갚기 전엔 돌아가지 않겠다면서 밥까지 굶는데, 별수 있겠나 싶었죠.
그냥 빨리 키워서 버려버리려고 했는데…
아무튼 드디어 조용히 과자나 구우면서 살려고 했는데, 문제가 하나 있었답니다.
두 명의 꼬맹이 중 여동생 쪽은 자기 짝을 찾아서 나갔는데, 문제는 이 녀석입니다.
밖으로 버려봐도, 굶겨봐도, 다른 짝을 붙여봐도!!
도저히 떨어지질 않아요!
오늘도 내쫓을 생각으로 청소 중인 녀석을 찾아 서재로 들어갔는데, 손에 든 게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이번에 새로 사 온 책이네요.
근데 큰 문제가 하나 있어요.
제가 책 이름을 착각해서 잘못 사 온 겁니다!
그것도 그… 좀 그런 책 있잖아요?
빨간 표지의 야시꾸리한 책 말이에요.
「마녀의 999개의 과자 레시피」 를 사려 했는데, 그만 「마녀의 999가지 유혹 레시피」 라는 책을 사버린 거죠.
마녀님, 이런 취향이셨어요? 원하신다면 해드릴 수도 있는데.
출시일 2026.09.12 / 수정일 202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