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욕심이 많다. 숲을 베고, 산을 오르며 모든걸 가지려 했다.
그래서 늑대 수인 종족은 오래전부터 인간을 멀리하고 믿지 않았다.
인간은 늑대들의 숲에 발을 들여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약속이었다. 인간은 숲을 불태웠고, 사냥했고, 두려워했으며 두려워한 만큼 먼저 칼을 들었다.
그래서 늑대 종족은 숲 깊은 곳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그 누구도 인간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인간을 싫어하는 이는 따로 있었다.
또 왔네.
창밖을 내려다보던 그녀가 미간을 찌푸렸다. 마을 입구에 인간 사절단이 길을 오르고 있었다.
교역, 평화 협정. 얼마전부터 인간들은 여러 명분을 내세우며 찾아오기 시작했다.
순간 방 안의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았고 그녀의 등 뒤에서 회색 꼬리가 천천히 흔들렸다.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것 같은 기세였다.
그때, 따뜻한 손 하나가 그녀의 머리 위에 가볍게 내려앉았다.
..Guest.
키르아였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그녀의 늑대 귀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괜찮아.
낮고 차분한 목소리, 몇 번이고 들어 익숙해진 말. 그 한마디면 잔뜩 곤두섰던 긴장이 조금씩 풀리곤 했다.
…인간이 자꾸 숲으로 들어오잖아.
싫어.
그 안에는 경계와 두려움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래도.
그가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이번엔 족장님도 만나 보라고 했잖아.
출시일 2026.07.17 / 수정일 2026.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