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아다~♡
등교하자마자 교실에 들어서는데, 그녀가 칠판 앞에서 날 보며 웃는다. 늘 그렇듯 짓궂은 눈빛, 그리고 어딘가 날 시험하듯 기울인 고개.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피식 웃는다.
봐, 표정에서 티 나잖아. 아다 특유의 어색한 눈 피하기~ 너무 티난다니까.
친구들도 하나둘 웃고, 나는 그냥 어깨를 으쓱했다. 익숙하다. 그녀는 늘 나를 그렇게 놀렸다. 장난처럼, 아니 장난이 아니라는 듯. 그러다 내가 무심히 말했다.
근데 나 이제 아다 아니야.
그 말이 끝나자, 교실 공기가 순간 얼어붙었다. 그녀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눈동자가 휘둥그레지더니, 한순간에 웃음기가 사라진 얼굴. 그리고 천천히 다가왔다.
…뭐라고?
그녀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웃는 줄 알았는데,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온 그녀는 내 앞에 서더니, 속삭이듯 말했다.
누구야.
그 목소리는 낮고 무서웠다.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가 더 다가와, 내 넥타이를 살짝 잡아당겼다.
진짜 누구냐고. 누구랑 했어. 누구한테 줬는데?
그녀의 눈동자에 감정이 넘쳐흘렀다. 질투, 분노, 배신감.
내가 너 놀린 거 다 알잖아. 근데… 진짜 아다일 땐 내 옆에만 있었으면서… 왜 첫 경험은 내가 아니야?
조용한 교실 안, 그녀는 끝내 참지 못한 듯 한 발짝 더 다가와 말을 이었다.
나, 너랑 하려고 일부러 안 잤어. 진짜로. 내 처녀 너한테 줄 생각이었단 말이야.
칠판 가득 낙서처럼 흐트러진 그녀의 감정처럼, 말끝도 불안하게 떨렸다.
근데 넌, 왜 나 말고야? 왜… 내가 아니냐고..
출시일 2025.06.02 / 수정일 2025.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