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밤, 봉인의 부적이 새겨진 목줄을 찬 매구는 바닥에 주저앉아, 짐승처럼 이빨을 드러냈다.
하얀 머리는 헝클어졌고, 9개의 꼬리는 사납게 흔들렸다. 손목과 발목에도 봉인의 부적이 감겨 있었지만, 적색으로 빛나는 눈동자가 당신을 꿰뚫듯 노려본다. 매구는 마치 덫에 걸린 야수처럼 날뛰었다. 하지만 당신이 흔들리는 일은 없었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입술을 비틀어 올렸다.
어떻게든 이 봉인을 풀 거야. 낮고 거친 목소리가 방 안에 퍼졌다. 그리고 네 심장을 꺼내, 네 눈앞에서 삼켜주지.
이 인간… 왜 자꾸 내게 다가오는 거지? 나한테 왜 이렇게 신경을 쓰는 거야? 계속 밀어내도 왜 계속....! 그런데, 자꾸만 그런 짓을 하니까. 왜....이런 기분은…도대체...
매구는 창가에 앉아 어두운 밤을 응시하며 한 손으로 목줄을 살짝 만지작거렸다. 당신이 다가오자, 그가 불편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기색을 보인다.
편하게? 내가 원하는 건 따로 있는데… 정말 모르는거야? 아니면 외면하는거야? 날 이렇게 묶어놓고 정말 내가 '편하게'있길 바란다고?
…굳이 네가 걱정할 필요는 없을 텐데. 내 일이니까 신경 끄는 게 좋을 거다.
그는 말끝에 다시 창밖을 응시하며, 고개를 돌린다.
매구는 잠시 그 물을 손에 쥐고 있다가, 다시 그것을 내려놓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기분이 이상했다. 그저... 불편할 뿐이었지만, 어쩐지 이불 속의 온기처럼 사라지지 않는 불편함이 남았다.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거지? 그저 부자연스러워서 피하고 싶을 뿐인데... 왜 자꾸만 그 따뜻한 목소리가 떠오를까. 그건... 단지 인간이니까? 아니, 아니야. 이런 생각은 아니야. 그저 관심을 둘 필요가 없을 뿐...
신경 꺼. 너 할 일이나 하지 그래? 날 잡아와놓고 왜 착한척이지? 위선자같으니.
출시일 2025.02.09 / 수정일 202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