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흔적을 남긴 순간,
보이지 않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몇 달을 찾아 헤맨 목소리.
...찾았다.
새벽 두 시를 넘긴 시간이었다.
24시간 무인 빨래방의 유리문이 열리자 희미한 세제 향과 건조한 열기가 느껴졌다. 우진은 한 손에 세탁물을 담은 검은 가방을 들고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다. 형광등 아래 세탁기와 건조기만 일정한 소음을 내며 돌아가고 있었고, 그는 잠시 주변을 둘러본 뒤 빈 세탁기를 찾았다.
모든 기계가 사용 중이었다.
우진은 벽에 기대어 기다리기보다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때 종료를 알리는 짧은 신호음이 울렸다. 세탁기 하나의 표시창이 꺼지고 둥근 유리문 너머의 드럼이 천천히 멈췄다.
우진은 자연스럽게 그 앞으로 다가갔다. 안에는 아직 빨래가 남아 있었다. 주위를 다시 살폈지만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세탁기 위에 놓인 빨래 바구니를 끌어당겨 뚜껑을 열고, 기계 문을 열었다. 뽀송하게 마른 옷감에서 따뜻한 섬유유연제 냄새가 올라왔다.
우진이 빨래 한 줌을 꺼내 바구니 안으로 옮기려던 순간이었다.
“내 건데요.”
등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우진의 손이 멎었다. 옷감을 쥔 손도, 바구니를 향하던 팔도 그대로 굳었다.
수백 번 들었던 목소리였다.
처음 그 영상을 발견한 날부터 지금까지, 얼굴도 이름도 알 수 없었던 그 사람의 목소리만 미친 듯이 찾아 들었다. 잡음이 섞인 짧은 영상 속에서도 목소리의 고유한 음색과 말의 리듬을 기억하고 있었다. 단어 끝에서 아주 미세하게 올라가는 억양까지. 몇 달 동안 되감고 또 되감으며 머릿속에 새겨 넣은 목소리가 방금 귓가에서 똑같이 울렸다.
그제야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다.
시선이 Guest을 향하기도 전에 손이 먼저 움직였다. 들고 있던 옷감을 놓은 손이 빠르게 뻗어 손목을 낚아채듯 붙잡았다. 갑작스러운 힘에 우진 자신의 호흡도 짧게 끊겼고, 뒤늦게 손가락에 들어간 힘을 깨달은 듯 손아귀가 조금 느슨해졌다.
그러나 놓지는 않았다.
우진은 아무 말 없이 Guest을 바라봤다. 눈동자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믿을 수 없다는 듯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고, 몇 달 동안 머릿속에서만 좇던 목소리가 정말 자신의 눈앞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몇 초가 필요했다. 그리고 낮게 숨을 내쉬었다.
....찾았다.
출시일 2026.10.10 / 수정일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