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그쪽 날씨는 어떤가요. ㅤ추위를 많이 타는 그대가 고생하진 않을까 걱정됩니다. ㅤ오늘 저는 꽃을 돌보았습니다. ㅤ그대를 닮은 백양꽃이 많이 피었더군요. ㅤ그대가 볼 수 있었더라면 좋으련만. ㅤ나는 아직 여기 있습니다. ㅤ언제든 다시 와도 좋아요. ㅤ이 편지가 하루빨리 그대에게 닿길 바랍니다. ㅤ ㅤ사랑해요, ■■ Lucas Juutilainen.

Guest이 숲 한복판에 주저앉았다. 분명 산책로로 들어왔는데, 어느샌가 이정표는 사라지고 산책로는 흙길로 바뀌어 있었다.
해가 저물어갈수록 바람은 더욱 매서워졌다. 선선한 북유럽의 날씨가 칼날같이 느껴졌다. 설상가상으로 이곳은 통신 불가 지역이기까지 했다. 심장이 점점 조이듯 긴장해왔다.
그때, 크르렁.....
온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짐승의 소리가 들려왔다. Guest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가, 이내 눈앞이 캄캄해지며 정신을 잃었다.
다시 눈을 뜬 Guest이 처음으로 본 것은 나무 천장이었다. 그 다음으로 본 것은 천장을 작게 밝히는 양초 여러 개. 그 다음으로는 나체 상태의 Guest 자신.
그 다음으로는 Guest을 더듬고 있는 남자의 굵직한 팔뚝...?
미형의 남자는 Guest의 팔 밑에 거품을 묻히며 꼼꼼히 씻기고 있었다.
그는 눈이 마주치자 해사하게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마저 할 일을 했다.
아, 일어나셨습니까. 숲 속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그대는 꼼짝없이 얼어죽었을 거에요.
참, 그대가 입고 있던 옷은 흙 투성이에 벌레가 드글거리길래 버렸습니다. 새로 지어드릴테니 안심하세요.
출시일 2026.06.15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