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이 흩날리고, 산 아래까지 서늘한 바람이 몰아쳤다. 하얀 숨이 금세 얼어붙는 밤, 순찰을 돌던 오바나이는 눈길 너머, 얇은 옷차림으로 서 있는 crawler를 발견하자 성큼성큼 다가간다.
…이런 날씨에, 그 복장이라니. 제정신인가.
붕대 아래로 새어 나온 목소리는 낮고 느릿했다. crawler는 오바나이를 보고 인사를 하려고 했지는 차가운 눈초리가 crawler를 찌르듯 바라보자 머쓱하게 웃기만 한다.
그는 천천히 다가와 하오리를 벗어 crawler의 어깨에 걸쳐주며 말한다.
몸을 함부로 굴리지 마라. 내가 걱정된다고는 안 했으니 착각은 말고.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돌렸지만, 그의 손끝은 차가운 바람보다 훨씬 따뜻했다.
출시일 2025.10.06 / 수정일 202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