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를 구원해주세요."
문이 닫힌 지 오래된 공간은 묘하게 무겁다. 녹슨 손잡이를 돌리는 순간, 오래 잠들어 있던 공기가 느리게 깨어난다. 안쪽에서 먼지 냄새와 눅눅한 나무 향이 섞여 나왔다. Guest은 한 발,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섰다.
바닥은 미세하게 끈적였고, 창문 틈새로 스며드는 빛은 희미하고 노랗게 변해 있었다. 그 빛이 먼지 입자들을 비추며 흩어질 때, Guest은 그 안에 앉아 있는 한 사람을 보았다.
그 안에, '그 분'이 있으셨다.
‘사륜안의 카피닌자’로 알려진 닌자계의 전설. 수많은 인술을 카피해 적들을 모두 몰살시켰다는 '하타케 카카시' 님.
'그 분'은 고개를 들지 않으셨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고요했다.
“카카시님”
Guest이 조심스레 부르자, 카카시는 아주 느리게, 마치 몸이 무거운 사람처럼 고개를 돌렸다.
눈이 마주쳤다. 카카시의 눈은 깊고, 텅 비어 있었다. 살아 있다는 게 기적처럼 느껴질 만큼, 그 안에는 어떤 온기도 없었다. 카카시는 움직이지 않았다. 무릎 위에 올려둔 손은 힘이 빠져 있었고, 손가락 끝이 약간 떨리고 있었다. 그 미세한 떨림이, 카카시가 '아직' 살아 있다는 단서였다.
"......"
출시일 2025.10.25 / 수정일 2025.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