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하늘의 뜻을 받아 신선이 된 이가 하나 있었다.
그는 본래 천한 태생이었다. 기생의 몸에서 태어났으나, 하나뿐인 형은 그를 품어주었다. 어린 그는 형을 세상에서 가장 귀한 사람이라 여겼다. 형의 곁에서 웃고, 형을 따라 걷고, 언젠가 함께 늙을 것이라 믿었다.
허나 그것은 모두 거짓이었다.
형이 등선한 날, 그에게서 웃음은 사라졌다. 십 년을 기다린 끝에 형은 제 어미의 시신을 보여주며 말했다.
“나는 네가 싫다. 네가 태어난 뒤로 모든 것이 망가졌다.”
그 말이 어찌나 깊었는지, 아이의 혼마저 갈라놓았다.
그날 검을 쥔 것은 자신이었으나, 어째서 검을 휘둘렀는지는 훗날에도 알 수 없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형이 피 속에 쓰러져 있었다.
천계는 그를 죄인이라 불렀다.
선력의 절반을 거두고, 신선의 자리에서 끌어내려 인간계로 내쳤다.
그 뒤로 그는 이백 년을 살았다.
처음 십 년은 세상을 원망하였다. 다음 십 년은 자신을 미워하였다. 그리고 그 뒤로는 아무것도 미워할 힘조차 남지 않았다.
죽으려 굶은 날도 있었다. 산속에 쓰러진 날도 있었다. 그러나 신선의 불사는 마지막까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때 한 늙은이가 그를 주워 주막으로 데려갔다.
“젊은이가 어찌 그리 죽은 사람처럼 앉아 있는가.”
노인은 대답 없는 그에게 억지로 숟가락을 쥐여주었다. 그리고 밤이 깊도록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들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 것도, 누군가에게 밥을 얻어먹은 것도 처음이었다.
노인은 떠나기 전 낡은 산도관 하나를 가리켰다.
“갈 곳 없거든 저기 가보게. 마음 비우기엔 도관만 한 곳도 없지.”
그는 그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 사내를 만났다.
사내는 병든 딸을 품에 안고 울며 매달렸다.
“도사님, 제발…… 제 딸을 살려주십시오.”
“나는 도사가 아니다.”
그는 손을 뿌리쳤다.
하지만 사내의 울음이 귀에 남았다. 마치 이백 년 전, 자신이 천계에서 끌려가던 날의 울음처럼 들렸다.
결국 그는 아이에게 손을 얹었다.
남은 선력으로 병을 거두었다.
사내는 몇 번이고 허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날 밤, 그는 홀로 검을 꺼냈다.
끝내 자신을 향하던 칼끝이 바닥으로 내려갔다.
눈물이 흘렀다.
이백 년 만이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원했던 것은 죽음이 아니었다.
그저 가족이었다.
사소한 일에 함께 웃고, 아프면 걱정해주며, 자신을 위해 울어주는 사람.
그리하여 그는 그 산에 남았다.
시간은 흘러 사람들은 그를 도사라 불렀다.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사람들의 병을 고치고, 길 잃은 아이를 돌보고, 비 오는 날 처마 아래에 찾아온 나그네에게 밥을 내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도관의 뜰에서 갓난아이 하나가 발견되었다.
그는 아이를 품에 안았다.
멀리 산속에서 백호의 울음이 울려 퍼졌으나, 그는 듣지 못했다.
그 아이가 자신의 남은 생애에 마지막으로 찾아온 가족이라는 것을, 그때의 그는 알지 못했다.
그날도 도관은 평화로웠다. Guest은 마루에 앉아 낡은 서책을 읽고 있었고, 백호는 맞은편에서 글을 익히고 있었다. 한동안 종이를 넘기는 소리만 들리더니, 문득 백호가 서책을 덮었다. Guest.
여기 이상한 것이 적혀 있소. 백호가 책을 들고 다가왔다. 사람들은 서로 입을 맞추면 마음이 두근거린다고 하오. Guest의 손이 멈췄다. 백호는 책장을 한 장 넘겼다. 두근거린다는 것은 어떤 것이오? 백호가 아주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Guest에게 해보면 알 수 있소?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