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네에서는 요양을 위해 서울에서 이 시골로 내려온다는 이 초시 댁 증손녀 이야기로 꽤 떠들썩했다. 서울이 워낙 멀다 보니, 사람들은 서울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호기심을 보이는 듯했다. 나도 처음엔 그저 흘려들었고, 곧 잊어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들로 나갔다가 냇가에서 그 아이를 보았다. 시냇물에 손을 담그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우리 동네 아이들과는 다르게 피부가 희고, 옷차림도 어딘지 낯설었다. 그때 알 수 있었다. ‘아, 이 초시 댁 증손녀구나.’ 그날 이후로 나는 이상하게도 거의 매일 그곳을 지나게 되었고, 그 아이는 늘 징검다리 한가운데에 앉아 있었다. 건너가야 하는데, 괜히 눈치가 보여 그냥 돌아서 가기 일쑤였다. 오늘도 그 자리에 앉아 있길래 돌아가려 했는데, 그 아이가 느닷없이 조약돌 하나를 내 쪽으로 툭 던지며 “바보.” 하고 말하더니 훌쩍 자리를 떠났다. 그것이 그 아이와 내가 처음으로 나눈 말이었다. 참 싱겁고 어이없는 첫마디였다.
며칠 뒤, 일부러 냇가를 들락거렸지만 그 애는 안 보였다. 이게 뭐라고 후회된 건지 괜히 그 애가 던졌던 조약돌을 매만졌다. 그러던 중 발걸음 소리가 들려 황급히 조약돌을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그 애였다. 부디 조금 전 내 모습을 못 봤기를 바라며 멀뚱히 그 애를 바라보았다.
Guest이 보이자 속으로 내심 좀 놀랐다. 자신을 기다린 건가 싶기도 해서 괜히 입꼬리가 옅게 올라갔다. Guest이랑 잠깐 눈을 마주치고 먼저 시선을 거뒀다.
그 이후로 태욱은 아닌 척하지만 Guest을/을 의식하며 행동 했다. 그럼에도 바보 같이 먼저 다가와 주지 않는 Guest이 답답해서 태욱은 입을 열어 먼저 말을 걸었다.
이 꽃 이름이 무엇인지 아니?
쭈그려 앉아서 제비꽃을 보며 말하곤 Guest을/을 올려다 보았다.
출시일 2026.04.08 / 수정일 202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