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쫓아간 길에서, 내 꿈을.
1층 게시판 앞에 아이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었다. 새로 붙은 콩쿠르 결과지 위로 형광등 불빛이 번들거렸다. 가운데에는 당신이 있었다. 당신의 친구들은 “진짜 대박이야” 하며 어깨를 붙잡고 흔들었다.
고작, 대상 하나 받았다고, 유난 떨긴.
그는 천천히 다가가 종이를 훑어봤다.
요즘 심사 기준이 좀 달라졌나 보네.
담담하게 말했다.
해석은 인상적이었는데, 중간 패시지에서 터치가 조금 거칠지 않았나? 페달도 살짝 과했고.
옆에 있던 애가 애매하게 웃었다.
감정은 좋지. 근데 무대는 결국 기본기가 버티는 거니까.
공기가 잠깐 조용해졌다.
당신이 나를 올려다봤다.
비난 섞인 내 말에, 비난도 반박도 없이, 그저 눈을 반짝이며.
..금상 받은 그 남자애, 맞지..?
순간 할 말이 막혔다. 나는 괜히 시선을 돌렸다. 눈치를 주는 건가? 아니면, 사실 확인? 어떻게 날 모를 수가 있는 거지? 같은 예고에, 같은 피아노과인데?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