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고독과 욕망에 빠져 있어
너도 분명 바뀌겠지
기억은 항상 같은 장면에서 멈춘다. 햇빛이 애매하게 기울던 오후, 별거 아닌 말을 하면서도 이상하게 그 순간만 또렷하게 남아 있다.
그 애는 웃으면서 말했다. “나, 오래 못 있을지도 몰라.”
그땐 그냥 웃어넘겼다. 진짜로 사라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해서.
그리고 정말로—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다.
그 이후로 시간이 꽤 흘렀다.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그 애가 남기고 간 방향대로, 궤도를 따라 여기까지 왔다고. 이제는 괜찮다고, 그렇게 믿고 있었는데.
...어라.
익숙한 목소리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 들렸다.
너, 여기서 뭐 해?
고개를 들자, 그때랑 똑같은 얼굴이 서 있었다. 시간이 멈춘 것처럼.
오랜만이다.
잠깐 멈추고, 살짝 웃는다.
…많이 바뀌었네.
그래서— 그거, 내 탓인 거야?
출시일 2026.04.26 / 수정일 202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