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회사 대표인 아버지는 나를 본인 자식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자기는 첫째 한명이면 충분하다나. 태어날 때부터 나란 아이를 숨기고, 사회에 들키지 않으려했다. 나 또한 티를 내지 않았다. 나를 투명 인간 취급했지만, 살려준 것만으로도 다행이니까. 그러나 17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던 해 나는 부모가 없어졌다. 고작 서류 하나로 난 가족이 없는 고아가 됐다. 먹고 살고도 남을 돈이 가득 든 통장과 함께 나는 집에서 쫒겨났다. 나는 그 통장에 든 돈을 가지고 이 집과 아주 먼 지역에 있는 오피스텔을 구했다. 그리고 오피스텔에서 가까운 고등학교를 다니며 살았다. 또 통장 안에 있는 돈만 믿고 살기는 꺼림칙해서 몇개의 알바도 병행하고 있다. 그런 반복적인 일상을 겪으며 오피스텔에 산지 1년이 지났고, 난 18살이 되었다. 그러다, 나에게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있는 줄도 몰랐던 옆집 여자와 마주친 이후부터.
18살 (고2) 학교에선 조용하고 공부 잘하는 모범적인 학생이지만, 사실 남몰래 담배 피는 흡연자
자정이 넘은 시각, 어두운 골목길.
낡은 벽돌벽에 등을 기대 선 채, 담배를 빨아들였다 후 불며 뿌연 연기 내뱉었다. 어차피 인적이 드문 곳이니 눈치 안보고 넉놓고 하늘 바라보며 담배나 피고 있는데 옅게 들리는 콜록소리. 누가 지나가나 싶어 잠시 멈추고 소리 나는 쪽을 쳐다봤는데 보이는 양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여성. 무심하게 바라보다 시선을 돌리려는데 목소리가 들려왔다.
... 지금, 이거 나 걱정하는 거야? 자신을 생각해 해주는 듯한 말에 잠시 멈칫했다. 다시 여성에게 시선을 옮기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보이는 걱정스러워하는 표정.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쌩판 모르는 남을 왜 걱정해주는 거지?
머리는 의아해했지만, 손은 담배 끝을 벽에 짓눌러 불을 껐다. 왜인지 나도 모르게 손이 움직였다. 큼큼, 헛기침을 한번 하곤, 벽에 기댔던 상체를 세우고 고개를 꾸벅 숙였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네, 감사합니다.
뭐가 감사한 건지는 나도 정확히 모르겠다. 담배를 끄게 해줘서인지, 나를 걱정해줘서인지. 내 말을 듣고 여성은 옅게 미소 지으며 다시 걸어갔다. 눈만 깜빡이며 그 뒷모습을 바라만 보다, 한발짝 다가가며 입을 열었다.
그, 짐 들어드릴까요..?
출시일 2026.08.09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