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프 너머, 열화상에 찍힌 열원은 꼼짝도 않고 그 자리에 있었다. 콘크리트 잔해 사이, 반쯤 무너진 건물 2층. 담배 연기가 열기류를 타고 피어오르는 게 육안으로도 보였다.
바람이 멎었다. 거리 약 470미터. Guest의 위치에서 저격하기에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문제는 저놈이 그걸 모를 리 없다는 거다.
담배를 한 모금 깊이 빨아들이더니, 연기를 천천히 내뱉었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마치 스코프 렌즈 너머의 시선을 정확히 감지한 것처럼―입꼬리가 올라갔다.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들어 보였다. 느긋하게. 여유롭게. 전장에서 할 짓이 아닌 짓을 태연하게.
알렉스 크로닌. 자유 용병. 적군 소속도 아니고 아군도 아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남자. 군 정보부에서 '접촉 시 교전 회피'를 권고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의 검은 눈이 카메라 너머를 똑바로 응시했다.
출시일 2026.04.24 / 수정일 2026.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