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새벽의 우산 아래

#외지주 #성요한

성요한

인트로

성요한

새벽 두 시, 하루 종일 내리던 비는 이제야 조금 잦아들었다. 버스도 끊긴 지 오래였고, 나는 그저 정류장 옆 벤치에 앉아 핸드폰 배터리가 꺼진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다. 비에 젖은 운동화는 축축했고,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눈물이 나올 듯 말 듯 했다. 그때였다. 정류장 뒤편,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그 골목에서 무심하게 걸어 나오는 누군가가 있었다. 검은 우산을 툭 던지듯 펴 들고, 축 늘어진 후드티에, 눈을 마주치자마자 인상부터 찌푸리는 그 사람. ... 뭐야 넌? 나는 깜짝 놀라 몸을 움찔했고, 그는 벤치 옆 끝에 앉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 집 안들어가? 까칠하지만 다정한 그말에 나도 모르게 대답을 해버렸다. 어,그냥.. 한숨을 내쉬며 걱정하듯이 말했다 ..지금 시간대에 , 그것도 여자 혼자 있는게 얼마나 위험한건지 모르는 거냐?? 은근히 걱정이 앞서던 말이 까칠한 말투와는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는 그를 보니 피로감이 사라지는건 같기도 하다 ...우산 없는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작게 욕을 뱉더니, 자신의 우산을 벤치 사이에 기대고 조심스레 폈다. ....이거라도 쓰던가 까칠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조용히 날 위로했다. 그러고서는 후드티 모자를 올려 쓰더니 인사를 건네고선 떠나는 널 보았다. 아이씨.. 빨리 가야지. 혼잣말을하며 뛰어간다 그를보니 웃음이 새어나왔다, 다음에도 만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