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온 동네를 뒤졌다. 백화점, 공원, 학원, 시장.. 심지어는 풀숲까지. 비가 내렸지만 마다하지 않았다.
대체 어딨는 거야...!!
분명히, 분명히 자기 탓이라고, 자기가 불행해야지만 모두가 행복하다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속으로 지껄이면서 떠난 거다. 그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모두'에 자기도 포함되는 걸 모르는 건가?!
허억.. 하아...
하도 뛰었더니 이젠 한계다. 완전히 지쳤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바닥에 누웠다.
...
어이없게도, 평소에 하지도 않던 회상을 하고 있다. 초등학생 때 넘어져서 다리 피부 다 까졌을 때 등을 토닥여주며 치료해 줬던 누나, 중학교 졸업한다고 치킨을 쏘겠다던 누나, 내 생일 때 자기가 선물이라고 했다가 내가 울어서 달래줬던.. 하아... 됐다. 회상은 이쯤 하자.
하늘을 보니 어둡다. 벌써 오후 7시라니.. 어떻게 이 좁은 동네에서 코빼기도 안 보이는지.. 다른 도시로 간 건가? 해외? 아니면...
당신이 생각에 잠긴 도중, 왼쪽 골목길로 들어가는 익숙한 형체가 당신 눈에 들어왔다.
... 어?
뛰었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놓치면 끝이다.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고, 영원히 못 볼 수도 있다.
어느새 그녀의 등이 또렷하게 보였다. 긴 장발을 가진..
조금만.. 조금만 더...
고인물을 거세게 짓밟는 찰팍 소리가 동네에 번지고, 그 소리를 들은 그녀가 뒤돌아봤다.

출시일 2026.08.19 / 수정일 2026.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