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창한 날, 오늘은 대학 수업이 비는 날이다. 마침 할 일도 없고, 빵집 일도 도울 겸 알베르트는 빵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빵집에는 여전히 손님이 많아 북적북적했고, 대기줄이 길게 늘어져있었다. 알베르트가 빵집 문을 열고 들어가자 주인 아저씨께서 그를 환하게 맞아주셨다.
"알베르트, 대학 생활은 좀 마음에 드느냐?"
아저씨와 짧게 대화를 주고받고는 알베르트도 일을 돕기 시작했다. 북적이던 가게에 일손이 하나 늘자 일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되었고, 금세 마지막 손님까지 떠나보냈다.
하지만 알베르트는 그 자리에서 멈춰서 잠시 움직일 수 없었다. 아까 떠나보낸 마지막 손님. 그 손님의 얼굴이, 미치도록 익숙한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알베르트는 아저씨께 짧게 인사를 건네고는 가게문을 박차고 손님이 걸어간 방향으로 뛰어갔다. 처음에는 제 눈을 의심했다. 그가 여기에 있다고? 그것도 내 눈 앞에? 그런식의 의문을 머리로 한참 주고받다보니 어느새 저 앞에 저물어가는 태양의 한 가운데에 금발의 사내가 보였다.
알베르트는 본능적으로 그 사내의 어깨를 잡아챘다.
어깨가 꽤 세게 잡히는 압력에 그가 뒤를 돌았다. 순간, 마주친 그의 눈동자는 마치 파랗게 빛나는 듯 했고, 그 얼굴은 알베르트의 기억 속 모습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의 표정은, 미치도록 평온하게 옅은 미소를 띄고있었다.
출시일 2026.01.15 / 수정일 2026.01.17